내게 주어진 시간을 늘릴 수 있을까?
대학원 졸업을 위해 논문을 쓰기 시작한 건 아이가 세 살 때부터였다. 선배들은 아예 엄마 얼굴을 모르는 신생아 때 논문을 쓰던가 아니면 아이가 큰 다음에 쓰는 게 좋다고 조언을 해주곤 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지도교수님이 2년 후 퇴임 예정이라 2년 안에 졸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논문을 준비해야하는 시간과 맞바꾸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다. 극도로 시간 부족에 시달리던 그 때, 내게 주어진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애타하곤 했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시간에 쫓긴다. 시간과 관련하여 가장 흔히 하는 말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다. 수명도 길어지고 여유시간도 늘어났는데 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걸까? 슈테판 클라인의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는 시간과 관련한 여러 비밀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흔히 하는 생각과 달리 우리는 시간이 없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시간의 길이는 심리에 따라 상대적이다. 신경을 많이 쓰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반대의 경우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매번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하는 우리는, 시계가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산업사회 이전 사람들은 시계에 익숙하지 않았고 시간관념을 정확하게 가지고 있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자신의 외부에서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그냥 존재하므로 우리가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시간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 아니라 우리의 의식에서 생겨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두뇌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들은 우리의 인식과 습관에 커다란 변화를 줄 수 있다.
어제 달력을 보다가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났다. 그래서 남은 시간 동안 시간 부자로 살아가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먼저 어떤 시간에 일의 효율성이 높은지를 파악하고 그 시간에는 다른 일에 주의를 빼앗겨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신경을 쓰기로 했다. 매일 해야 하는 하루의 일과는 힘을 덜 들이고 할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한다. 물론 하루의 일과 중에는 하기 싫은 일들도 참 많다. 이를 마지막까지 미루었다가 하니 더 힘들었다. 그래서 미루지 않고 하려고 노력한다.
해야 하는 일은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일 뒤에 붙여 습관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을 들은 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아침에 머리를 말리면서 10분간 독서를 하는 습관이 있다. 보통의 경우는 (아주 어렵지 않은 책의 경우라면) 이 시간 전후로 50페이지까지는 읽으려고 노력한다. 10분의 시간이 길지 않지만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걸 느끼게 되니 작은 시간도 의미 있게 쓰고 싶어졌다.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시간을 아껴 쓸 수는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