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점에 갑니다

『섬에 있는 서점』

by 책읽는 리나


11월 11일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흔히 빼빼로 데이, 혹은 가래떡 데이 등이 생각나실 겁니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날은 서점의 날입니다. 2016년부터 11월 11일을 서점의 날로 정했다는군요. 1자 네개가 나란히 선 모습이 마치 책(冊)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서점에 처음으로 혼자 갔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전 초등학교 3학년에 집앞에 있는 서점을 처음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사실 책을 사러 갔다기 보다는 만화책을 보러 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만화는 보고 싶은데, 만화방에 갈 돈은 없고 해서 서점에 서서 보곤 했습니다. 당시 살던 집 앞에 고등학교가 있어서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가장 역사가 오랜 학교였지요.) 제법 큰 서점이 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읽었던 만화책은 『베르사유의 장미』, 『올훼스의 창』 등이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서점에 달려가 만화책을 읽는 시간이 얼마나 달콤했는지 모릅니다. 서점 아저씨는 제가 와서 읽는 걸 달가워하지 않으셨겠지만 말이죠. 당시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피아노 교재를 매번 사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서점에서 책을 워낙 많이 사셨기 때문에 제가 읽는 걸 그냥 내버려두셨던 모양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갑자기 죄송스러워지네요.)



대학생 때는 주로 소설책이나 전공 도서를 사러 서점을 들르곤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서점은 그냥 필요한 책만 사고 나오는 곳이었는데요. 언젠가부터 서점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잠깐 동안 고른 책을 훑어보고 선택해서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고, 책이 주는 물성을 사랑하는 저는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는 시간이 언제나 즐겁습니다. 책을 직접 만져보고, 들여다보면서 이 책을 쓴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관심이 가는 책들을 발견하게 되면 기쁜 마음으로 내용을 살펴봅니다. 몇 권의 책을 신중하게 골라서 나오면서 그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서점의 날에는 역시 서점이 등장하는 소설이 제격입니다. 서점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책 중, 개브리얼 제빈 『섬에 있는 서점』을 추천해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람들의 사이에서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주인공 에이제이는 서점을 운영합니다. 에이제이는 아내의 죽음 이후 방황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야를 만나 딸로 입양을 시키면서 삶이 바뀌게 되는데요. 그가 살고 있는 앨리스 섬에서 운영하는 '아일랜드 서점'은 사람들간의 관계를 이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에이제이 또한 서점이 있어서, 그리고 서점을 찾아오는 이웃들이 있어서 지독한 절망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문득 사람 사이의 안정감을 얻고 삶의 원동력을 주는 '아일랜드 서점' 같은 구심점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솟아오릅니다. 언젠가는 이런 서점, 저도 열어볼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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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한 구절


어떤 사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한 가지만 물어보면 알 수 있어.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p. 113


◆한 줄평


얄궂은 운명의 장난과 보석같은 아이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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