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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클로시 Apr 21. 2024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

[Review] 북유럽 속 평화를 느끼다

새벽부터 황혼까지


 

북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다. 거대한 자연에 적은 인구수로 자연을 누구보다 잘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은 신비로운 장소다. 가보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그를 담은 작품들을 보면 더욱더 상상력이 자극된다. 오히려 작품들을 보면서 내가 가지 못한 북유럽은 이런 곳임을, 저런 곳임을 하나둘 알아갔다.


자연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많다. 푸른 숲, 바다, 산간 지형은 그림 속에 풍기며 나도 모르게 자연의 거대함에 폭 안겨 오랫동안 바라보게 된다.


그림은 바쁜 도시를 떠나 휴식을 취하러 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차갑지만, 이방인을 스며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공간임을 마음속으로 알아차렸다. 




스웨덴


스웨덴 화가들은 야외에서 직접 빛을 관찰하고 그리는 외광 회화를 적극적으로 취했다. 노동과 같은 북유럽의 현실, 일상적 모습과 풍경들을 담았다. 회색빛 안개가 감도는 지역 특성은 자연스레 북유럽 특유의 화풍으로 자리 잡았다. 스웨덴국립미술관 컬렉션에는 마음 한편을 가라앉게 만드는 회색 어둠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Nationalmuseum Stockholm 


작품 전체를 덮는 어둠이 어두운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정된 평화를 느끼게 한다. 처음엔 그런 화풍이 익숙하지 않아 답답함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계속 보다 보면 답답함은 그보다 깊은 고요함을 가져온다.

  



샌드빅의 피오르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가인 한스 프레드릭 구데가 그린 노르웨이의 산과 언덕들은 오래 바라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샌드빅의 피오르>는 노르웨이 오슬로 피오르(Oslofjord) 내부에 위치한 스나로야(Snaraya) 반도의 풍경을 담았다. 해는 저 멀리 많은 구름 사이에 숨어있어 전체적으로 어둡고, 안정된 장엄함이 느껴진다. 곳곳에 있는 낚싯대와 배, 공장을 통해 이곳이 현실의 공간임을 알면서도, 특유의 어두운 빛에 사로잡혀 오랫동안 쳐다보게 되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선로공


덴마크 화가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은 시골 모습을 담았다. 농부, 노동자,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묘사하면서도 철도와 선로를 덧붙여 기술적 발전 또한 보여준다. 


이 작품 <선로공>도 선로공은 그 시대의 기술자로서 인정받았을, 현대적 발전에 기여하는 직업인이지만, 여전비 오래된된 나막신을 신고 있다. 기술을 활용해 시대를 선도하는 사람이지만, 여전히 정겨운 기존의 것들과 함께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재밌다.  



린셰핑의 정원에서 


 야외 마당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가족이다. 


©Nationalmuseum Stockholm 

해먹에 아기를 태워 살랑살랑 흔들어주며 방긋 웃고 있는 아버지와 한편에서 앉아있는 엄마까지 평화롭다. 마당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만개해 있다. 약간은 정리되지 않은 풀숲은 이곳이 한 가족의 평범한 집임을 느끼게 해준다.  



피오르 풍경


크지 않은 그림에 들어있는 많은 요소들이 나를 기분좋게 만든다. 황토색 벽돌로 지어진 여러 주택들, 강가에 있는 크고 작은 배들, 가까이와 저 멀리 있는 초록색들, 뭉게 피어오르는 공장 연기까지 이것저것 따져보면 한국과 다르지 않은 일상의 풍경이지만, 보면 어느 장소보다 참 고요하다.  



 

그럴 때가 있다. 내 마음이 약간 가라앉아 있지만, 그렇게 올리고 싶지 않고, 나아지고는 싶지만 높은 텐션에 자극받아 덩달아 올라가고 싶지도 않을 때, 이 곳에 와 북유럽만의 조용하고도 고요한 어둠으로 나 스스로를 어루만져주면 충분할 것 같다. 


언젠가 스웨덴 국립 미술관에 방문해 하루종일 여유롭게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는 나를 상상한다. 그리고 그 자연을 직접 내 눈으로 담을 수 있도록, 작품 속에 들어가 오랜 시간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 그 광경을 조금이나마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마이아트뮤지엄에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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