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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Aug 31. 2024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할 것



"스피닝 강사가 바뀌었는데 텐션이 미쳤어"


같이 스피닝 다니던 친구가 말했다.

텐션이 미쳤다는 게 뭘까?

그 말을 듣고 오랜만에 스피닝에 갔다.


막상 수업을 갔을 때 강사님은 평범해 보였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밝은 조명이 꺼지고 미러볼이 움직인다.

강사의 머리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친 강사라는 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그야말로 스피닝에 미치신 분이었다.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스피닝을 정말 좋아하는 분이었다.

흔히 말하는 '직업만족도 200%'로 보였다.


스피닝을 타다가 스스로 신이 나서 환호를 한다.

"워~~~후!!"

수업을 위한 억지 텐션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찐' 텐션이었다.


사실, 바뀌기 전 강사분은 수업시간에 힘들어 보였다.

수업을 여러 개 하고 오신 건지 모르겠지만,

얼른 수업 마치고 퇴근하고 싶어 하는 게 눈에도 보였다.


물론 그게 나쁜 건 아니다. 나도 늘 퇴근을 바라는 직장인이다. 

힘들어하는 그 마음을 백번 천 번 이해한다.

다만 그게 보는 사람까지 느껴져서 100% 즐겁지는 않았다는 거다.

강사도 힘든데 강생들만 서 운동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바뀐 강사는 스피닝을 사랑하는 듯 보였다.

일이라 그렇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100% 몰입하는 게 보였다.


수업을 하다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임새를 넣는다. 흔히 생각하는 스피닝에서 다 같이 외치는 그런 추임새가 아니다. 참다 참다 흥이 입 밖으로 나오는 그런 느낌이랄까.


수업 중간중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팁도 알려준다.

심지어 오늘은 수업 시간에 마술을 보여주었다.

스피닝을 타다가 바이크 위에서 마술까지 보여주는 강사는 처음이다.

수업시간에 보여주려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한다.


스피닝 강사가 마술을 한다고 해서 월급이 올라갈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태도나 자세들이 모여, 수업을 만든다. 수강생들의 만족도는 올라간다.

수업을 즐기는 학생들도, 칭찬도 많아진다.

그럼 적어도 이 선생님은 센터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강사가 된다.

그러면 월급이 올라갈 수도 있다. 정말이다.



종종 고민한다.

무언가를 잘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될까?


먼저, 그 일을 즐겨야 된다.

그 일이 직업이라면 흔히 말하는 '직업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일을 즐긴다고?

과연 가능할까?


인정한다. 실상 일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퇴근을 기다린다.


"싫어하는 사람을 사랑해 버린다"는 모 감독의 말처럼,

일이 싫다면 그 일을 사랑해 버리자.


그래, 쉽지 않은 일이다.


일을 사랑할 수 없다면,

단 하나라도 재밌는 구석을 찾아보자.

딱 하나면 된다.


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누군가가 편해질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면,

전에 5시간 걸리던 일을 몰입해서 했더니 3시간이 걸린다면,

내가 하는 발표에 한 사람이라도 웃을 수 있다면,

하다못해 옆에 앉은 동료라도 웃겨준다면,


재미는 이처럼 사소한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즐기면 그 순간이 괴롭지 않다.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재미있으면 투입하는 시간도 많아진다.

많은 시간을 쏟으면 그 일을 잘할 확률이 높아진다.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

"일 재밌어요?"


"너무 재밌어요. 워후~!"


이렇게 대답해 보자. 미친 직장인처럼



무언가를 잘하고 싶은가?

즐기자.

단 한 구석이라도 사랑하자.




이미지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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