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무서움일까..?
나는 버티컬 마우스에 적응할 수 있을까??
나는 평소에 전자기기에 관심이 있다.
이 관심이 있는 정도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적을지 모르겠으나 내가 관심 있어하는 것 중에서는 그래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렇기에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며칠 전 우연히 '가전주부' 유튜브 채널에서 현직 작가가 출연하여 책상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인 키보드, 의자, 마우스 등 관련 용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아이템이 궁금하면 다음 영상을 참고 https://youtu.be/k3kFmT36GtY)
그중에서도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버티컬 마우스'였다.
사무실에서 노트북을 사면 번들로 들어있는 매직마우스 버금가는 매우 납작한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손에 통증을 느끼고 있던 찰나였다.
그래서 한치의 고민 없이 주문을 하였다.
처음에 주문한 색은 검은색.
검은색이 무난하고 흰색의 책상과 평소에 꺼져있는 모니터의 빈 화면과 잘 어우러졌다. 이렇게 책상 위에 마우스를 올려다 놓고 흐뭇하게 바라보다 마우스를 움켜쥐었다.
처음 쥔 그립감이란.. 영상에서 소개한 것처럼
나의 손목은 돌아가지 않고 편안하였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누나에게 한번 사용해보라고 권하였다.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본 누나는 편하다면서 자신의 것도 주문해달라고 바로 입금하였다.
그러고 나서 내 마우스는 바로 누나 책상으로 직행..
누나가 내가 주문한 검정을 가져갔으니 나는 다른 색으로 구매하였다.(핑크 마우스 실물로 보고 예쁘면 바꾼다나..)
드디어 마우스가 도착하였고, 괜히 책상 한번 정리하고 마우스를 올려놓았다.
역시 그립감은 훌륭하였다. 다만 이 그립감이 실제 사용 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내가 느낀 불편함은 두 가지인데 그 첫 번째는 바로 클릭의 불편함이었다.
마우스가 대게 그렇듯이 평소에는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동작으로 버튼을 눌러서 몰랐다.
하지만 버티컬 마우스는 사선으로 버튼을 클릭해야 하기 때문에 나의 엄지와 그 주변부의 힘으로 마우스를 클릭하는 힘을 받쳐야 하므로 손목은 편해졌을지언정 엄지에서부터 검지를 잇는 부분의 통증이 살살 생기기 시작하였다.
엄지 부분에 힘을 주지 않으면 클릭이 잘되지 않고, 그러다 보니 검지에 힘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에 엄지 쪽에 힘을 주다 보니 결국에는 집게손가락에 긴장을 하며 힘을 주게 되어 사용이 지속될수록 피로가 쌓였다.
두 번째는 첫 번째 불편함 보다 더 상상하지 못했던 불편함이다.
바로 마우스를 계속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어폰을 끼고 있다가 떨어진 마우스를 주울 때 귀가 당겨지는 추가 불편함은 덤이다.)
이는 타자를 치는 동작 후 마우스로 이동하는 동작에서 발생하게 된다.
일반 마우스는 높이가 키보드보다 약간 높아, 높이차가 키보드와 그렇게 크게 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를 치고 난 후 손(팔)을 수평 이동하여 마우스를 잡는 작업의 전환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하지만 버티컬 마우스는 어떨까?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딱 보기에도 버티컬 마우스는 키보드와 일반 마우스보다 높다.
그렇게 때문에 일반 마우스를 사용하듯 무심코 손을 수평 이동하면 버티컬 마우스 상단을 치게 되므로 마우스가 계속 책상에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 간 이동시 마우스 상단으로 손을 얹기 위하여 손을 위로 올리는 동작이 추가되고, 클릭하기 위하여 집게손가락에 평소보다 힘이 들어가는 등의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다.
편하려고 산 버티걸 마우스인데.. 불편함이 추가되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납작한 마우스도, 이번에 새로 구매한 버티컬 마우스도 내겐 맞지 않는다.
평소에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손바닥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형상의 보통의 마우스가 내게 편하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현재 나에겐 버티컬 마우스는 잡고만 있을 때 편한 마우스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도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의 가격으로 산 것은 아니니 당분간 버티컬 마우스에 적응해보려고 한다.
이제 3일째 사용 중인데 앞으로 몇 번을 더 마우스를 떨어뜨려야 할지... 이러다 적응을 포기하기에 앞서 먼저 고장 나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간이 파티션을 책상 옆으로 옮겼다.
참고로 누나는 여전히 버티컬 마우스에 감탄하며 잘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