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깨 통증 다시 보기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통증은 적응하기 쉽지 않다. 디스크에 의한 허리통증에 적응하는데도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무릎 후방 십자인대파열로 인한 통증에 적응하는 데에도 몇 년이 흘렀다. 그런데 그때와는 달리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만큼 어깨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고, 통증이나 불편함은 일상생활의 활동범위를 위축시키고 있다. 통증을 달고 사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이 또한 적응해야 할 엄중한 현실이다. 그동안 급한 마음에 밴드를 이용한 회전근개 치료 근력운동을 해왔었는데, 최근 어깨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코치님을 만나면서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2. 안정성에 대한 인지
팔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 필요한 '안정성'이라는 개념을 오늘 처음 배우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2023년 6월부터 지금까지 많이 들어는 봤는데, 내가 그 단어를 몸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동안 단순히 근력을 유지하거나 근력을 회복하는 수준에서 어깨 상태를 생각하고 회복운동을 진행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배낭을 멜 때 왼팔을 들어 손잡이에 넣기가 힘들어지고, 옷을 입을 때도 왼팔을 들어 올리기가 힘들어졌다. 옷을 벗을 때 왼팔에 전해오는 묵직한 통증을 간헐적으로 느끼며 잠시 멍하니 주저앉기도 했다. 생각보다 내 어깨 상태는 심각해지고 있었다.
@3. 안정성 회복 기초 운동과 20분의 회복 경험
왼팔을 드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무의식 중에 뇌에 각인이 되어서, PT 과정에서 왼팔을 들어보라고 하자 거의를 약간 옆으로 미는 수준만 올릴 수 있었다. 코치님이 날개뼈와 그 하각의 상방회전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 확인하게 되었다. 오늘 마침 PT오기 전에 날개뼈의 상방회전과 하각의 움직임이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 사용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점을 유튜브로 공부하고 온 터라 아주 쉽게 이해되었다. 어떻게 하면 날개뼈의 상방회전과 하각의 움직임을 활용할 수 있을지 같이 노력해 보자고 하셨다. 불과 20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기적처럼 팔을 조금씩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내 뒤에서 코치님이 날개뼈가 상방회전을 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팔을 수평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고, 그 상태에서 팔을 쭉 펴고, 손바닥으로 작은 원을 천천히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서 원을 그리는 게 힘들었으나 두 번 세 번 반복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10회, 반대로 10회를 돌릴 수 있었다. 처음엔 45 도에서 왼쪽으로 10회, 오른쪽으로 10회를 완성하고 쉬었다가 조금 더 내 자력으로 수평까지 들어 올리게 되고 역시 왼쪽으로 10회, 오른쪽으로 10회 회전을 하게 되었다. 코치님의 지적이 정말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손상된 어깨와 그에 따른 보상작용이 뇌에 형성되어, 통증의 신호를 내가 내가 감지하고 그 통증이 안 나타나는 방향으로 몸을 쓰도록 명령을 내리다 보니까 그 상태가 고착이 된 거라는 지적이다.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안정성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서 원리를 이해하고 실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4. 근육의 안정성 개념
근육의 안정성은 특정 근육이나 근육 그룹이 관절을 안정화하고, 운동 범위 내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돕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근육 자체의 기능적 안정성과 더불어 관절, 신경, 그리고 근육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회전근개(어깨 관절 주변의 네 가지 주요 근육 그룹: supraspinatus, infraspinatus, teres minor, subscapularis)는 어깨 관절의 안정성과 가동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정적 안정성과 동적 안정성 그리고 신경근 조절
정적 안정성 (Static Stability)은 관절이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의 안정성을 말한다. 회전근개의 경우, 어깨관절을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말한다. 여기서는 인대, 관절낭, 근육의 기본 긴장도가 중요하다. 물리적 안정성이자, 외부 힘에 대한 관절의 기본적인 저항 능력이다.
동적 안정성 (Dynamic Stability)은 움직임 중에 유지되는 안정성으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관절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운동 학습과 신경근 조절(neuromuscular control)이 동적 안정성의 핵심이고, 회전근개에서는 근육들의 협응적인 수축과 이완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의 근육 활성화가 핵심이다. 회전근개 근육은 어깨의 회전과 상완골(팔뼈)의 중심을 견갑골(어깨뼈)의 관절 와에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근 조절 (Neuromuscular Control)은 근육이 관절을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신경계와 근육계가 협력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작은 자세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을 포함하며, 회전근개 부상 시 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부 안정 근육의 활성화와 표면 근육의 과활성 억제하는 방향이 포함된다.
@6. 회전근개 치료에서 안정성이 중요한 이유
관절의 중심화 (Joint Centering)와 상완골두가 관절와에 적절히 위치하도록 유지하는 것이다. 이게 제대로 되지 않아 불안정할 경우 충돌증후군이나 추가 손상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전근개를 구성하는 근육의 균형과 회전근개 주변의 근육생태계의 근육 균형 (Muscle Balance) 그리고 앞쪽/뒤쪽, 위쪽/아래쪽 근육의 조화로운 작용이 그 핵심이다.
@7. 안정성의 회복 원리
우선, 근육 간의 협응이 강화되어야 한다. 회전근개 근육과 주변 보조 근육(예: 삼각근, 승모근)의 협력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상 시, 보상작용으로 인해 부적절한 근육 패턴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상작용으로 뒤틀린 몸을 생각해 보니 균형을 잡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초점은 약화된 근육을 강화하고 과활성화된 근육을 안정화하는 데 있다.
둘째, 관절 위치 감각 (Proprioception)은 어깨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균형 및 감각 통합 운동(예: 밸런스 보드, 닫힌 사슬 운동)이 관절 위치 감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닫힌 사슬운동과 열린 사슬운동에 대해서는 다음 차에서 다루고자 한다.
운동 사슬의 안정화
셋째, 어깨는 단독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견갑골 및 흉추의 정렬과 움직임도 어깨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전신적 안정성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8. 안정성 회복을 위한 운동 접근법
초기 단계에서는 통증 관리 및 기본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오늘 시행했던 운동에서 출발하면 된다.
중간 단계에서는 근력 및 조절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폐쇄 사슬 운동 (Closed Chain Exercises)이 효과적이다.(예: 벽 밀기(push against the wall) 등)
후기 단계에서는 기능적 안정성과 재활 완성을 위한 기능적 운동에 초점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