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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HOLIDAY Feb 02. 2024

오타루 운하: 운하는 볼 때 가장 아름답다

당신이 50대 부모님과 삿포로 여행을 간다면 (7)

4박 5일 중 '3일 차 이른 오후' - 28.12.2023


<차례>

- 오타루 아사히 스시
<스시거리와 근처 스시 가게가 모두 차는 바람에...>

- 오타루 운하
<겨울 오타루 운하에서 크루즈를 타는 것은 고민해 봐야 한다>


만약 당신이 50대 부모님과 겨울 '삿포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만약 당신이 50대 부모님과 올 겨울 삿포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시리즈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활동적이지 않은 두 부모님과 가까스로 평균 체력을 넘는 두 20대 남매가 다녀온 삿포로 여행 일정을 소개한다. 이 일정이 심심하다고 생각된다면 마음껏 자기 취향대로 코스를 추가해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삿포로는 유명한 관광지 외에도 구석구석 뜯어볼 곳이 많은 매력적인 여행지다. 그러나 한 가지만 명심했으면 좋겠다. 눈 내린 삿포로를 '걸어서' 여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부디 가족의 체력과 여행 성향을 고려해 무탈한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오타루 아사히 스시>의 스시 세트와 카이센동

오타루 아사히 스시


스시거리와 근처 스시 가게가 모두 차는 바람에...


"미스터 초밥왕"의 배경인 오타루. 홋카이도 개척이 시작하면서 바다의 현관으로서 기능했다. 일본의 유명 맛집 사이트 '타베로그'에서 별점 4.0점을 넘는 식당과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도 있을 정도로 오타루의 스시는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오타루를 찾은 관광객들의 점심 메뉴는 <삼각시장>의 카이센동 혹은 오타루 곳곳의 스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웬만큼 유명한 식당은 예약이 기본이며 브레이크타임이 있는 곳도 많다. <스시거리>로 유명한 스시야도리에서 오타루운하까지의 골목에 있는 식당이라면 더욱 예약 없이는 찾기 어렵다. 


우리 가족은 예약을 하지 않고도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적당하지만 맛은 훌륭해 보이는 스시 가게를 검색했고, <스시도코로 히키메> 라는 곳을 찾았다. 시내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있는 가게라서 이동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빙판길을 뚫고 힘겹게 찾아갔으나 애석하게도 걸려 있는 'CLOSED' 표지판. 이처럼 구글맵에는 영업 중으로 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닫혀 있는 곳이 많으니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결국 더 좋은 가게를 찾을 체력이 없던 우리 가족은 길 건너편의 <아사히 스시>로 들어갔다. <아사히 스시>는 이미 알고 있던 가게였다. 그러나 근처 스시 가게에 비해 평이 썩 좋지 않았던 가게였기 때문에 우선순위로 두지 않았다(구글 평점 3.7점). 


나이 든 점원의 안내를 따라 우리는 테이블에 앉았다. 스시 세트 두 접시와 카이센동, 게살을 조문했다. 그러자 점원이 '이렇게 시키면 네 명이서 양이 적을 텐데 더 시키지 않아도 괜찮겠냐'라고 물어봤다. 양이 많을까 봐 걱정해 준 적은 있어도 양이 적지 않겠냐고 걱정한 적은 처음이었다. 잠깐 고민했지만 길거리 음식도 먹고 카페에서 음료까지 먹은 후라서 배가 엄청 고프진 않았으므로 그대로 주문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맛이 없는 편은 아니었다. 다만 평범한 맛이었고 오타루 스시집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해산물이 신선한 편은 아니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스시는 그럭저럭 먹을 만하였으나, 게살을 시킨 것은 후회스러웠다. 작은 국그릇 같은 곳에 게살을 모아놓은 음식이었는데 따뜻하지도 않고 짭조름한 맛만 느껴졌다. 다른 식당에서도 게살을 이렇게 팔았는데 또 먹어 보지는 않아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게 요리만 먹으러 가는 곳이 부담스럽다면 한 번 먹어볼 만 하지만 추천하진 않는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음식맛은 대체로 평범하지만 맛에 비해 가격이 비쌌다는 것이다. 예약이 필요한 유명 스시 맛집은 <아사히 스시>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오타루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괜찮은 식사를 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르타오 쇼핑백을 당당히 들고 / <오타루 낭만관>
<오타루 운하>로 가는 길 / <오타루 운하> 앞에서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 크루즈

오타루 운하


겨울 오타루 운하에서 크루즈를 타는 것은 고민해 봐야 한다


<오타루 운하>는 오타루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답게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운하를 가로지르는 짧은 다리는 운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넘쳤다. 정신없었으나 그래도 서로 순서를 지키는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운하 보행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붉은 벽돌의 창고 건물들은 하코다테를 떠올리게 한다. 보행로를 걷는 사람들은 걷다가 멈추고 사진을 찍기를 반복했다. 


아침부터 삿포로를 출발하여 오타루에서 오후를 보내는 일정은 부모님은 물론 젊은 자녀에게도 꽤나 피곤할 수 있는 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루 운하에 왔으면 크루즈는 타봐야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겨울에 50대 부모님과 찾아왔다면 한 번 더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포근한 날씨라고 하더라도 배를 타고 40분간 달리는 것은 고된 일이다. 또한 가격도 만만치 않다. <오타루 운하>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일몰 전 1,800엔, 일몰 후 2,000엔이다.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배경으로 크루즈를 타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8,000엔이 필요하다. 크루즈를 타는 경험은 특별한 경험이 되겠지만 이후 일정까지 생각한다면 운하는 그저 바라보는 것이 제일 아름다울 수도 있다.



<오타루역>으로 가는 길






<오타루역>













다시 삿포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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