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 지옥을 탈출한 여자
“사귀기 전에 저랑 궁합 한 번만 봐주실 수 있나요?”
미친 소리라는 걸 알지만. 내뱉었다. 그의 달콤한 고백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확답을 듣고 싶었다. 물론 사주를 100%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웃었다. 이혼의 충격으로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어쩔 수 없지. 그 짧은 순간 혼자 여러 상황을 상상하며 홀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날 쳐다봤다.
“좋아요. 저랑 보러 가요. 전 빛나씨랑 잘 맞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엥. 예상치 못한 대답에 한 대 맞은 것처럼 얼얼했다. 이 상태로 갔는데. 역술가가 우리에게 둘은 연애도 하면 안 되는 최악의 궁합이라고 말하면. 어떤 반응을 해야 할까. 표정 관리...라는 걸 할 수 있는 걸까.
서울에 사주집이 모여 있다는 명동에 갔다. 8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한껏 들떠있는 외국인들이 흥분된 표정으로 떠들고.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는 거리를 넘어가니. 사주 골목이 나왔다. 느낌이 가는 대로 빨간 간판에 ‘궁합 잘 보는 곳’이라고 적혀있는 곳에 들어갔다.
어둠을 뚫고 들어가니 나이가 환갑은 족히 넘었을 것 같은 역술가가 앉아있었다. 화장이 화려해서 원래 얼굴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역술가는 우리에게 첫 마디를 건넸다.
“둘이 궁합 보러 왔어?”
단순한 질문에도 역술가의 한쪽 눈썹이 씰룩거렸다. 눈빛이 강하다고 표현해야 하나. 기운이 세다고 해야 하나. 글자로 명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강렬한 포스에 살짝 주눅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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