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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finder Aug 02. 2020

<아이필프리티> : 그 자신감은 어떻게 갖는 건데?

외모강박에서 벗어나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

언젠가부터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매력적이다, 부터 시작해서 자존감에 대한 온갖 찬사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자신을 검열하기 시작했으며,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 생각으로 인해 더욱 우울해졌다.


포털과 유튜브엔 자존감 높이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가 말 그대로 쏟아졌다. 일부의 사람들은 그런 '자존감 대세론'에 염증을 느끼고 "그 단어가 오히려 나를 옭아맨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는 모 유튜버들 사이에서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말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이필프리티>는 이러한 시대상과 결을 같이 한다.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몇 번이고 강조한다. 영화의 주제의식 자체가 "너 자신을 사랑해라. 있는 그대로 자신감을 가져라"에 해당한다.



<아이필프리티>의 주인공 르네 베넷은 본래 자신의 외모에 불만족하던 여성이었다. 예쁘고 날씬한 여성들을 부러워하며, 예뻐지게 해달라고 소원까지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피닝을 하다 사고를 당한 후 자신이 엄청난 미인으로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이 급상승한다. 자신감이 높아지자 매사에 당당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살게 되고, 사람들도 르네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좋은 메시지다. 영화를 통해 자존감의 중요성을 느끼고, 힐링을 한 이들도 적지 않은 걸로 안다. 하지만 나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 영화는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자신감 향상은 개인의 몫으로 맡긴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리뷰를 통해선, <아이필프리티>라는 '동화'가 '현실'이 되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내 생각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기존 리뷰와 사뭇 다른 관점의 리뷰가 될 거라 확신한다.


1. 매일의 작은 성취감이 필요하다 


성취감이라고 말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혹자는 취업이나 자격증 취득 같은 성과들과 성취감을 연결시킬지도 모르겠다. 맞는 말이지만, 매일의 '작은' 성취감부터 시작하는 게 더 좋다. 당장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주어진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채우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의미다.


하루 24시간을 쪼개보자. 잠을 8시간 잔다고 하면 16시간이 남는다. 그러면 그 중 6시간은 공부를 하겠다고 하자. 6시간 만큼은 오롯이 집중하며 공부한다고 할 때, 하루 끝엔 분명 뿌듯함이 남을 것이다.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지 않아도, 작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지켜나갈 때의 성취감은 작지 않다.


내가 내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그 자신감은 '나는 쓰레기야'라며 자신을 비하하는 대신,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해낼 수 있어'라는 자기확신을 선물해준다.


확신컨데, 자신감의 시작은 매일의 작은 성취감이다.


2. 운동, 내가 매일 더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



아무리 날씬해도 운동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천지차이다. 공부로부터 쉽게 얻을 수 없는, 운동만의 매력이 존재한다. 열심히 땀을 흘리고 샤워할 때의 개운함, 근육이 붙고 몸이 달라질 때의 뿌듯함이 그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음을 느끼듯, 운동을 통해선 내가 조금씩 더 건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




설령 체중이 '미용체중'이 아니면 어떤가. 나 자신이 몸을 더 잘 쓸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나 자신을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자존감을 기르기 위해서 운동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3. 외모강박 극복하기 : 커리어.학업에서의 성취


그렇다면, 앞서 얘기한 것처럼 매일 성실히 살고 운동하면 자존감이 높아질까? 여기엔 반례가 하나 있다. 바로 <아이 필 프리티>속 멜로리다.




멜로리는 모델 같은 늘씬한 몸매를 갖고 있음에도 자존감이 낮아서 고생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외모강박이 주된 이유일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관리'가 투철한 이들일수록 본인의 외모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이는 곧 불행으로 이어진다. 매일 운동하고 꾸미는데도 점점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 눈에 들어와 자신감이 떨어지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의 외적 조건을 관리하되, 시선을 외모가 아닌 커리어에 분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100의 관심을 30대 70 (외모:커리어)정도로 분배한다면 삶에 균형이 생길 것이다. '더더 예뻐야 해' '더더 날씬해져야해'와 같은 외모강박을 내려놓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리고 외모강박은 일부러 없애려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분야에 관심을 쏟아야 비로소 줄어든다.






영화 속 자신감 넘치는 르네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즐겁게 일하고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밝은 옷을 입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모습도 멋졌다.


<아이필프리티>는 참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매력적인 주인공을 통해 잘 풀어냈다. 다만 자신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다. 로맨틱코미디의 옷을 입고 있는 탓일 테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분들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았으면 한다. 우리는 영화 속 르네처럼, 갑자기 내가 슈퍼모델처럼 보이는 '사고'를 겪을 순 없으니까.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다. 슈퍼모델 같은 멜로리에게도, 배우같은 클레어에게도 각각의 콤플렉스가 있지 않던가.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개성과 매력을 계발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는 메시지를 매일 주문하고, 스스로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좋은 영화였다. 이 영화의 '자기긍정'이라는 메시지가, 동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영화 <아이필프리티>

07.28 왓챠플레이 관람

한줄 평 : 동화를 넘어 현실이 되길

평점: 7/10


**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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