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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 Jan 26. 2021

어쩌면 잔상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10번째 기록

1.
반짝이는 걸 보니 비가 오나 봐.
흔들리는 풍경이 꼭 내 마음 같아.
비가 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도 잔상 같은 걸지도,
그저 강물에 비친 그림자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불이 꺼지면 사라져 버릴,
흐릿해져 버릴 그런 삶.

2.
빛나는 줄 알았는데 그저 허상이었을지도 몰라.
붙잡고 싶어서 아등바등 버티고 선 모습이
파동에 번졌다. 흔들리고 무너졌다.
지지 않았으면.
어둠이 지나면 져버릴 잔상이더라도
지워지지 않았으면.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3.
뜨는 해가 무서워서 떠는 건 아니었을까.
괜한 불안과 긴장을 반복하면서
고요히 요동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정말 아무렇지 않은 척.
누군가는 흔들리는 물결을 발견했는데도
나는 여전히 괜찮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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