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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로운보라 Apr 21. 2020

새로운 도전을 이끄는 why

<미움받을 용기>, 나다움 찾기

나는 why 하는 하브루타 강사다. 

그 시작은 아이와의 그림책 읽기다. 내가 엄마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뭘까?라는 질문에 ‘책 읽기는 즐거워.’라는 답이 떠올랐다.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와 친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쉬는 시간이 생기면 자꾸 책을 꺼내 읽었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책만 보는 걸까? 친구가 읽었던 책을 빌려 읽었다. 머릿속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서 밤에 잠을 잘 수 없었다. 특히 다음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엿보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퇴마록> 국내편, 세계편, 혼세편, 그리고 로빈쿡의 의학소설, 람세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던 그때가 떠오른다. 우리 아이도 언젠가 책을 좋아하게 되겠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림책을 들이기 시작했다. 뱃속에서 아기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태담용으로 쓸 겸 미리 사기로 했다. 전집류를 들였고, 아기가 태어나고 계속 반복해서 읽어 주었다. 아기는 아는지 모르는지 책을 뚫어져라 봤다. 신기했다. 이 작은 생명체가 책을 보고 반응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크면 클수록 그림책을 좋아했다. 계속해서 그림책을 들였다. 아이도 좋아했고 나도 좋았다. 책장에 그림책과 글책들이 채워지면 마음이 흐뭇했다. 기뻤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는 시간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시작은 아이를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 그림책으로 하브루타 모임을 이끄는 리더가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어린이집 엄마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하브루타를 진행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필요로 하는 엄마들이 있다는 점,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정말 기뻤다. 평소에 내가 아는 것을 남들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글책과 그림책을 즐겨 보는 경우가 많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래서 ‘경력도 없는 주부 주제에 뭘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나를 규정해 버렸던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진 것으로도 충분히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블로그에 매일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 블로그 별명은 은담맘이었다. ‘나’는 없고, SNS 공간에서도 누군가의 엄마라고 스스로를 불렀다. 책을 읽고, why를 쓰면서 나는 왜 내 이름을 드러내는 것을 피할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왜 명함을 파는 것을 어려워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사실과 직면하자 한 발자국 걸음을 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무엇일까? 나는 지혜로운 엄마가 되고 싶었다. 지혜로운 엄마에서 ‘나’를 찾기로 했다. 나는 ‘지혜로운 보라’로 살고 싶었다. 몸으로 경험하고 깨닫고, 일상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사는 사람! <미움받을 용기>에서 니버의 기도가 마음에 닿았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신이여,

바라옵건대 제게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미움받을 용기>/p.261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에서도

두 손 모아 기도했죠 끝없는 용기와 지혤 달라고! 


나는 지혜로운 보라로 살기로 결심했다. SNS의 네이밍을 바꿨다. ‘지혜로운 보라’ 지혜롭고 싶은 내가 있다. 지혜를 얻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고, why를 한다.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해 독서모임에 나간다. 매주 본깨적이라는 독서노트를 필사한다. 책에서 본 것에 why를 하고 깨달음을 얻고, 일상에 적용할 것을 찾는다. 딱 하나면 충분하다. 책을 한 권씩 읽어나갈 때마다 좋은 습관 하나씩을 가지게 된다.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뀔 수 있다.  

-<미움받을 용기>/ p.319


20170704 why #888

왜 나는 일이란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왜 나는 미움받을 용기를 다시 읽으면서 일의 정의에 밑줄을 그었을까?

왜 일은 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집안일, 아이 양육, 지역 사회에 대한 송헌, 취미 등의 모든 것일까?

왜 2년 전의 나는 ‘시도를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는 표현을 ‘시도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라고 적어놨을까?

왜 지금은 2년 전보다 성장했다고 생각할까?

어떻게 하면 책에서 보고 깨달은 것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살 수 있을까? 


‘무경력 주부 주제에 뭘 하겠어?’에서 ‘나는 why 하는 하브루타 강사야.’라고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기까지 why를 기록하면서 아주 작은 여러 가지 도전들을 했다. 왜로 시작하는 질문으로 풀리지 않는 상황을 묻고, 내가 답했다. 답은 또 다른 why를 만들게 했다. 계속해서 why 하다 보니 문제의 실마리들을 찾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바뀌니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운’이 없다고 생각했던 일상에 작은 운들이 붙기 시작했다. 내가 만든 기회가 아닌 우연한 기회에 무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것, 좋은 사람을 만났던 것이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  기회들은 내가 세상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온전히 ‘나’를 드러내고 괜찮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지금 또 다른 도전을 한다. 책을 써보는 일이다. 누군가 나처럼 ‘나는 주부라서, 애만 키우는 육아맘이라서 안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녀들에게 ‘아니야! 너도 충분히 할 수 있어!’라는 위로를 건네고, 세상으로 당당히 나설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why 하루 다섯 개가 가져다 ‘나다움’을 찾는 도전을 해 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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