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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갈치 Nov 11. 2020

왕초보 안원장의 병원경영

CHAPTER 5. 경영은 끊임없는 노력과 생각의 결실이다. 

I. 시간관리가 곧 매출이다.     

     특정 고객들을 더 열심히 진료한다고 해서 전체적인 고객만족도가 향상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변동가능성이 큰 진료는, 시간이 적게 걸리고 변동 가능성이 적은 진료와 분리해 예약을 잡는 것이 좋다. 이러한 방법을 리스크 분리라고 하는데,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만족은 배로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앞서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였다. 이번 장에서는 고객들의 대기시간 관리를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예약제가 병원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 고객들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서비스 관리, 서비스의 표준화 등 전반적인 병원의 시간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예약제가 시간을 SAVE한다

     잘되는 병원은 종종 예약제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큰 오산이다. 왜냐하면 예약제가 고객의 불만이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마다 바쁜 시간대가 있다. 통계를 통해 그것을 잘 파악하여, 바쁘지 않은 구환들은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로 예약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예약제는 이처럼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분산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병원의 예약제시스템과 바쁜 시간대는 반드시 홈페이지나 병원 내 홍보게시판에 적극적으로 공지해야 한다. 신환예약은 고객 당 예상 소요 시간을 구환보다 많이 잡아두고, 내원 시 예상 교통수단이나 내원 후 스케줄 등을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 신환의 전체적인 일정을 파악해 내원확률을 더욱 높이고 병원을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을 필요가 있다.       


     예약 일정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고, 각 일정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시술난이도가 제각각이라면, 시술마다 요일을 정해 몰아서 진료하면 효율적이다. M치과의원의 방식이 그러하다. 대표원장이 구강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월요일과 목요일은 예약의 거의 95%가 사랑니 발치 고객들이다. 해당 요일에는 응급으로 온 고객을 제외하고는 다른 진료과목을 보지 않고, 그 진료들은 철저하게 다른 요일로 예약을 잡아준다. 그리고 화요일과 금요일은 봉직의로 일하고 있는 신경치료 전문의 원장님이 진료를 하는 날이다. 마찬가지로, 해당 요일은 신경치료와 관련된 고객들만 진료를 하는 시스템으로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병원의 운영을 수월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예약을 하고도 내원하지 않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병원은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예약이행률이 낮아지면 병원은 기회비용과 매출관련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 따르면, 다음 예약 날짜와 시간을 안내데스크에서 얘기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 하여금 직접 받아 적게 하였더니 예약의 이행률이 몇 배 높아졌다고 한다. 특히, 이는 어르신들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날 예약이니 꼭 맞춰오세요’와 같은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음예약이 지금부터 한 달 이상 남았다면, 중간 중간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다. 내원 1주일 전쯤에는 반드시 예약 일정을 다시 상기시켜 줘야한다. 중요한 수술예약 같은 경우, 평소에는 문자로 알려주고, 그 전날에는 반드시 전화를 하는 것이 좋다. 만일, 고객이 개인사정으로 수술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자 한다면 적극적으로 다시 수술 예약을 잡아줘야 한다. 예약시간보다 10분이 지나도 고객이 내원하지 않는다면, 전화를 드려 어디쯤인지, 다시 예약을 잡아야 하는지 등의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도 예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2)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파악하라

     병원에 내원고객이 많으면 좋겠지만, 병원의 제한된 인력과 공간에서 진료가 가능한 고객 수는 한정되어 있다. 내원하는 고객 수가 수요이고, 병원이 진료할 수 있는 고객 수가 공급에 해당할 때,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 수요를 잘 예측해서 공급을 맞추는 것이다. 병원은 항상 고객의 서비스 수요와 공급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는 동시에 서비스제공에 소비되는 시간을 절약하고, 그 과정 역시 단순화시킬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바쁘지 않은 직원이 바쁜 직원을 돕고, 고객들의 대기시간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하고, 고객들도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도울 수 있는 이러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병원에서 드물게 시행되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의료서비스가 있다면 중단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더군다나 수익도 되지 않고, 단지 서비스 차원으로 고객에게 제공되는 관행이 있다면 더더욱 중단해야 한다.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다. 이것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병원경영에 큰 도움이 되므로 적극 추천되는 항목이다.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파악하고, 예약을 통해 일정한 고객 수요를 유지시킨다. 수요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를 통계로 분석해 미래의 경영 방향까지 예상할 수 있다. 고객이 특정 시간을 원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한가한 시간부터 예약을 채우는 것이 좋다. 때로는, 예약을 좀 많이 잡는 오버부킹을 해볼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같은 시간대의 모든 예약고객들이 내원할 예정이라면, 당일날 아침에 대기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고 미리 연락을 주고, 필요하다면 재예약을 잡아주도록 하자.       


     인력과 시설을 융통성 있게 이용할 수 있다면, 병원의 운영이 한결 편해진다. 여러 가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 할 수 있는 멀티태스커 또는 올라운드형 직원이 몇몇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없거나,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업무는 과감히 아웃소싱 해야한다. 돈 몇 푼 아끼려다가, 더 중요한 시간을 놓친다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만 더 희박해질 뿐이다. 병원은 시간이 돈이다.      


     VIP고객들은 피크타임에도 별도의 VIP룸에서 따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 방법도 있다. 그 곳은 그들을 위해 비워두고, 혹시라도 VIP가 예약을 취소하거나 예약보다 30분 이상 늦어진다면, 그때부터 대기 중인 일반고객에게도 오픈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VIP마케팅을 하기 전에는 VIP 클래스를 구분짓는 병원만의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VIP들에게 미리 동의를 구하고, 특정 시간대에만 일반고객들에게 오픈하는 것이 좋다.      


3) 서비스의 스탠다드를 정해 운영해보자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병원이 마냥 의료장비와 시설을 확장할 수만은 없다. 고객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표준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의료서비스의 표준화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고객들마다 치료에 대한 지각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표준화 시킬 수가 없다. 게다가, 같은 증상과 질환에도 의사마다 접근하는 진단과 치료법이 제각각 다르고, 이에 사용하는 처방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준화 할 수 있는 객관적인 부분만 기준을 정해 치료를 표준화시키는 것이 좋다. 치료시간과 변동폭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인 것이다.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사들이 각각 자신의 진료과정을 훑어보며 진료시간의 임의 변동폭을 최소화하고, 진단 및 진료과정의 통일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다수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전반적인 만족도를 유지하며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요령을 터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많은 의료인들이 서비스라고 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잘 맞춰주고, 무조건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다 보면 병원 경영에 손해가 되는 일도 감수해야 한다. 과도한 친절과 ‘무조건 고객이 왕이다’라는 자세가 과연 장기적인 병원운영에 도움이 될까? 일부 고객이 아주 만족해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보다, 모든 고객들이 평균 이상 만족하다고 느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도록 하자. 그러한 서비스를 표준화 시키고,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고객과 병원 모두의 입장에서 윈-윈 하는 것이다.       

   


     

      병원은 표준화와 리스크 분리 적용이 매우 어렵다. 고객들은 물밀듯이 몰려오는데 치료할 공간이 없다면? 병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관리하고 지겹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물론, 수요와 공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요가 몰리는 패턴을 예상하고, 표준화된 서비스로 체어타임을 관리하며, 높은 회전율로 피크타임에 몰리는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탄력적인 인력과 시설을 운영, 예약제의 시스템화 등은 시간을 절약하고, 매출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작은 실천팁★                    

1. 시술마다 요일을 정해 몰아서 진료하자.

2. 고객들의 특별한 요구가 없다면, 병원의 한가한 시간을 우선으로 예약을 채우도록 하자.

3. 진료의 표준화로 회전율을 높이고, 임의 변동폭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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