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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갈치 Dec 17. 2020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기 전에 직원만족을 논하지 마라.

       만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상대적인 느낌이 아니다. 자신과 자신이 관여하는 대상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이다. 병원의 색깔과 일치해야 만족하고 그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만족은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존재로부터 온다. 병원에서 고객을 대할 때 보통 치료는 원장이 담당하고, 그 밖에 서비스는 직원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사가 치료를 잘하더라도 고객이 불만을 느낄 수 있는 고객과의 접점은 무수히 많다. 의사보다 직원이 고객과 더 많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객만족의 밑바탕에는 반드시 병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직원이 있기 마련이다. 결국 직원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고객만족도 높아지게 되고, 직원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고객도 결코 행복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1) 직원들에겐 금전적 복지와 연차가 가장 중요하다

     급여는 물론, 직원들의 건강과 행복, 때론 그들의 가족까지도 캐어해야 한다. 즉, 그들이 쉽게 챙김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복지시스템이 필요하다. 김동석, 송호용의 『성공병원의 비밀노트』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높은 급여와 충분한 식비지원이라고 한다. 즉, 이것을 잘 지원해주는 원장 밑에서 일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가끔 원장이 크게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원장의 생각에는 직원들에게 굉장히 잘해준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직원에게 물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원장이 생뚱맞게 직원이 원치도 않는 곳에서 혼자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직원들은 연차와 휴가일수에도 굉장히 예민하다. 노동법에서 휴가에 대한 항목을 살펴보면 법정공휴일을 포함하여 직원에게 최소한 15일은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법정공휴일을 제외하면 그들이 얻는 휴가는 채 2-3일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다들 ‘복지 복지’하는 직장 복지에 예민한 시대에, 어느 누가 연간 공휴일을 포함해 15일의 연차를 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으랴. 병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경쟁이 심해지며 직원들도 이제 본인의 입맛에 맞는 병원을 골라서 면접을 보고 선택하고 있다. 그래서, 병원에 좋은 인재를 유치하려면 연차, 급여 등이 중상급 또는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글을 올렸는데, 1주일 넘게 아무 이력서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근무조건과 복지상태를 충분히 재검토 해봐야 한다.   


2)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한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 중 하나가 바로 성장이다.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인간은 흥미를 느낀다. 병원에서 성장이야말로 직원이 일에 재미를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다. 그들이 앞으로 체계적으로 배워야 할 것과 진료 및 치과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세미나를 알려줘라. 예를 들면, 보험청구를 공부시키고 급수를 따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 밖에 다른 자격증에도 도전해보라고 격려해주고, 필요하다면 지원금도 보태주도록 하자. 제원우 선생님의 『경영하고 사랑하며 행복하라』에 따르면 직원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강사이니 가르치고 너는 학생이니 나에게 배워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교육효과는 반감된다. 그리고 원장이 자주 하는 착각 중의 하나가 직원이 교육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는 그것이 아니라 재미없는 교육을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재미있게 배우고 싶어한다. 그래야 따분하지 않고 머릿속에 오래 남을테니......     

 

     피드백을 자주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스스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줄 수 있다. 직원들과의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 그들이 잘하고 있는 부분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피드백으로 알려주자. 항상 개인의 성장을 중점으로 다루고, 그 밖에 반드시 고쳐야 할 습관이나 새롭게 익혀야 할 것이 있다면 한 가지씩만 짚고 넘어가자. 이 때 중요한 것은 절대 다른 직원과 비교하면 안 된다. 예전의 자신보다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그것만을 성장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가 더 바람직하다.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직원 스스로 목표설정과 최종평가를 하게끔 돕는다. 평가는 직원이 병원에 무엇을 어떻게 공헌했는지를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게 하자.      


     감사하다 고맙다 수고했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금전적 동기부여보다 심리적 동기부여가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직원이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인정 또 인정 그리고 더 많은 인정을 바란다. 새내기 직원들도 선배들 앞에서 직원교육의 일환으로 강의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선배도 배우고 서로 묻고 답하며 교학상장 할 수 있다. 배움은 곧 삶이고, 삶은 곧 배움이다. 학습은 평생 하는 것이다. 학습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만나며, 이제까지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3) 근무시간은 칼같이 지켜라

     치료 난이도와 고객의 내원시간에 따라 치료마감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예약고객을 보통 진료마감 20-30분 전까지만 받는다. 이것이 오버타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진료시간이 길 것 같은 고객군과 그렇지 않은 고객을 구분하여 특정시간에 고객들이 몰리지 않도록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장이나 팀장은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조금 여유 있는 직원을 바쁜 곳으로 투입해 진료가 정시에 끝나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모두가 오버타임 없이 정시에 퇴근하게끔 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고객이 너무 많고 바빠서 진료가 밀려 정시에 퇴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퇴근 시간을 정확히 기록해 두자. 기록해 두었다가 고객이 별로 없는 날에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좋다. 당번제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번만 남아 마감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정시퇴근을 하는 것이다. 아침당번도 고려해보자. 일찍 나와서  진료 전에 해야 할 일들을 미리 준비한다. 또는 평일 퇴근 15-20분 전에는 환자가 없는 경우도 제법 많을 것이다. 그래서 평소 퇴근시간 전에 환자가 없다면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15-20분 계속 일찍 하게 해주고, 나중에 오버타임이 생기게 되면 그동안의 언더타임으로 대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근무시간이 자주 길어져 오버타임이 자주 생기게 되면, 이로 인한 불만이 생기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먼저, 초과된 시간만큼 시간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진료시간 마감 후, 10-30분 단위로 초과 근무한 시간을 계산하여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둘째, 야간 진료가 있으면 그 다음날 오전 출근시간을 조절하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전날의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말이다.      


     어떤 병원은 점심시간에도 전화가 끊임없이 온다. 그런 병원은 데스크에 항상 누군가 지키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이 1시간 30분(12시반-2시)이면, 교대근무자는 점심시간 시작 30분전인 12시에 미리 식사를 하고, 12시 50분부터 데스크 업무를 재개한다. 부족했던 40분의 점심시간은 반드시 별도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반면에, 원장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신경 써주는 만큼 직원들의 지각시간도 역시 관리해야 한다. 1분도 철저하게 지각으로 분류하자. 이러한 근태기록은 연말에 직원평가에도 반영한다. 지각 1회당 3-5천원, 30분 이상 지각은 3-5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매월 모인 지각비는 원장을 제외한 직원회식에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직원들은 보통 하루의 9-10시간을 병원에서 보낸다. 생각해보면 평일엔 가족보다도 병원식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가끔은 병원의 식구들과 병원얘기가 아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담소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직원과 인간적으로 친밀해지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만족하고 있는지를 늘 파악해야 한다. 항상 직원들의 생각을 경청하고 칭찬해줘라. 직원들을 병원의 가족식구처럼 여기고 그들에게 인정받아라. 이것보다 가성비 좋은 병원 마케팅은 사실 없다.  

         

★작은 실천팁★                    

1. 직원들이 원하는 복지를 해줘라. 타 병원보다 인상깊은 금전적 복지와 연차시스템을 만들어보자. 

2. 직원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하라. 선교육 후피드백을 반복하라.

3. 칼퇴근을 싫어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 근무시간은 정확하게 지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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