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브런치북 ‘퇴사합니다 이제서야’를 소개합니다.
이 브런치북은 여러분 옆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회사원의 이야기입니다. 금수저도 흙수저도 아닌 정말 평범하게 여러분 자신의 옆에서 때로는 흥겹게, 때로는 진지하고 담담하게, 그렇게 있어주었던 주변인인 저의 ‘퇴사 이야기’입니다.
제 이야기는 남들처럼 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나는 이야기처럼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평범한 직장인 모두가 일과 사람,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치여 어찌할 바를 모를 때마다, 그냥 버티라는 말로 애써 서로를 위로하곤 합니다. 꺼내고 싶지만, 누군가와 말하고 싶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마치 금기어처럼 여겨졌던 말, ‘퇴사’. 저는 이 브런치북을 통해 퇴사를 하려면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할지, 기분은 어떤지, 퇴사할 때 뭐를 알아보고 어떻게 회사를 나와야 할지 등에 대한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면서 한 번쯤은 퇴사를 생각해 봤을 동료와 선후배분들에게 퇴사를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음인 ‘용기’를 내도 좋다는 말을 해주는 브런치북입니다.
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취업시장의 취준생이었습니다. 취업스터디, 토익 점수 획득, 회사 논술 예상문제 풀기 등 정말 기업의 40여 군데에 원서를 넣으며 서류 탈락, 면접 탈락을 거듭한 끝에 들어간 곳은 은행이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했고, 기뻤습니다. 그때의 감격을 이 한 줄로 줄여 말하기가 아까울 정도로 정말 지난날의 희로애락이 떠오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합격 시 함께 눈물로 축하해주셨던 부모님의 모습은 아직도 12년이 지났지만 생생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들어간 회사였던 만큼 최선을 다해서 회사생활과 관계 속에서 이겨내기 위해 버티고 노력했습니다.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습니다. 영업점과 본부부서를 오가며 해보고 싶은 일도 해보고, 끝내 과장으로 승진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도 그날은 왔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호기롭게 입사했지만,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12년 이상을 다녀온 저에게 퇴사 전 4년 전부터 급격한 회사생활에 대한 권태가 찾아왔습니다. 출근하면 제일 먼저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아, 집에 가고 싶다.”였고, 어떤 일을 하면서도 ‘저걸 왜 내가 해야 할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이게 아닌데.’ ‘내가 한 공로는 다 어디로 간 거지?’ ‘내가 쉬고 싶을 때도 못 쉬네.’ 등등 무기력한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자아성찰이 필요했고, 매일매일 한 인간으로서 저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승진도 했지만, 2년 후에 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회사 내에서 있던 에피소드와 생각들, 회사 조직이라는 곳에서 제가 겪고 느낀 부분에 대한 회고를 통해서 자아성찰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세 가지 이유가 충족되지 않아 퇴사를 결심했고, 앞으로 이 세 가지를 이루는 삶을 살겠다고 결단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쏟은 시간, 열정, 노력, 에너지에 대한 보상이 오롯이 저에게 주어지고, 그에 대한 책임 또한 기꺼이 저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저의 생각과 행동, 시간에 대한 자유함을 가진, 즉 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타인에게 유익을 제공함에 기쁨을 느끼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제가 퇴사를 하도록 만든 트리거 역할을 했고, 퇴사 후 제가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세 가지 소원이기도 합니다.
생각과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하고 주변 동료와 팀장, 부서장에게 어렵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평소 냉소적이고 사무적이었던 그들도 그 순간만큼은 용기를 제게 불어넣어 주기도 하고, 그들이 제 용기를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정작 퇴사를 하려고 하니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었고, 첫 퇴사였던 만큼 퇴사 전에 알아야 할 것들도 많았고, 스스로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입사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매뉴얼은 있지만, 사실 퇴사는 어떻게 하라는 매뉴얼은 드문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 내용을 소소하게 브런치북 안에 담았습니다.
퇴사하는 날이 어떤 기분일지 매일 생각했는데 그때의 기분, 함께 일하던 사무실 층의 사람들, 주변의 공기, 퇴사 날의 그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퇴사 후 첫날은 또 어떨지. 늘 일과 중엔 사무실에 있어서 세상 돌아가는 걸 알 수 없었는데, 퇴사 후 평일 낮 시간을 보니 정말 살아 숨 쉬는 세상이 느껴진다는 것 또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퇴사합니다 이제서야’는 퇴사를 장려하는 글이 아닙니다. 옆을 돌아보면 보이는 평범한 동료 직장인이 한 자리에서 직장생활을 12년 넘게 하고 딱 한번 퇴사를 하게 되면서 같이 나누고 싶었던 생각, 고민을 함께 나누는 글입니다.
사실 ‘퇴사합니다 이제서야’는 ‘내 인생 살겠습니다 이제서야’가 그 안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생은 짧고, 한번뿐입니다. 남은 인생 동안 용기 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았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 남 신경 쓰는 것은 최소한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데에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근본부터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한 행복이 아닌, 나 자체로서의 행복함을 만끽하는 삶을 사셨으면 합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지, 말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퇴사를 하시던, 하지 않으시던 삶에 용기를 내서 오롯이 자신의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북 ‘퇴사합니다 이제서야’를 읽으시면 인생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시거나 혹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에 확신을 더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