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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자기 Mar 17. 2021

나는 내가 되어야지

나는 내가 되는 수밖에 없다.


요즘 생업에서 받은 자잘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서 직장 관련 글을 죽 쓰다가 다 지웠다.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중심에 놓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그건 생업이 아니라 창작이다. 


돈을 버는 건 중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생업을 계속해야 한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도 일터이지만 나는 내 주가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죽을 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계속하고 싶은 것도 창작이다. 생업 역시 결국에는 창작을 하기 위한 현실적인 여건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는 시간에 일터에서 얻었던 여러 스트레스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하며 감정과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내가 할 일을 하자.


나는 그저 내가 되는 수밖에 없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해는 처음 생업을 개시하고 1년 차였다. 직장에는 많은 사람들, 괜찮은 사람들, 일 잘하는 사람들,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없었다. 직장에서는 만약 이 자리에 계속 있으면 몇 년 뒤, 몇십 년 뒤에 내가 될 모습들을 볼 수 있었지만 그중에는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없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다. 일도 잘하고 친절하고 내가 갖지 못한, 아마 앞으로도 절대 갖지 못할 좋은 모습들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떠났고, 창작을 지속하기 위해 불완전한 형태로 다시 돌아갔다. 뿌옇고 뿌연, 그만 멈추었으면 싶은 많은 감정들 속에 있지만 나는 그저 내가 되는 수밖에 없다.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말고 나는 내가 되자.



2021.03.17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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