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Park Sep 14. 2020

구름은 걷히고 따스한 햇살이

Jay의 좌충우돌 캐나다 영주권과 취업 도전기


LAX 국제공항에 내린 나는 우버를 타러 우버 정거장으로 이동하였다. LAX에서 회사가 있는 Santa Ana까지는 거의 1시간 가까이 달려야 하는 거리였다. 달리는 차 밖으로 보이는 오랜만에 보이는 미국은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카를로스가 예약해 놓은 호텔로 향하였고, 도착한 시각은 밤 10시 정도 였다.



아침에 카를로스가 호텔에서 픽업하기로 하였고, 나의 Santa Ana에서의 첫날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난 밤이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오전 9시 가까이 카를로스가 호텔로 도착했다. 10년만에 보는 카를로스는 생각보다 많이 나이가 들어보였다. 카를로스는 첫 마디가, "Welcome to USA" 였다. 나는 그 말보다는 "Welcome aboard"라고 말해 주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나 싶었지만 아직 회사 사장으로 보지 않아서 그랬을 거라 짐작했다.


호텔과 회사간 거리는 약 10분 거리였는데, 가는 내내 고객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카를로스였다. 내가 애타게 기다린 한달 넘는 기간 동안 바빠서 전화를 못 했을거라는 짐작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갔던 것 같다.


회사에 도착하였고, 거의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같은 자리였다. 카를로스가 회사 내부를 같이 돌아다니며 회사 직원들을 나에게 한명씩 소개를 해주었고, 그 중 10년 전에 보았던 친구들과 반갑게 포옹도 하고 정말 반갑다고 얘기도 나누었다. 다들 열심히 한 덕분에 회사를 많이 키워 놓은 것 같았다.



내가 10년 전에 보았던 회사는 ATM 관련하여 기기를 우리 회사로부터 구입하여 각 주유소에 설치 후 운영하던 회사였는데, 그 후 모든 ATM을 미국 큰 은행에 비싸게 팔고 이윤을 많이 남기어 지금은 전기 자동차 충전기를 만들어 미국 내에 공급 설치 운영하는 회사로 탈바꿈하여 있었다. ATM 산업은 이제 지폐를 잘 안쓰는 추세이어서 사양산업이다. 아마도 회사의 두뇌인 카를로스와 Top Management가 빨리 방향을 잘 잡아 전기 충전기 제조 회사로 변신한 덕분에 그 때보다도 훨씬 규모가 큰 회사가 되었던 것이다. 그 중심에 카를로스가 있었고, 그 카를로스가 나를 불러 줬으니 취업은 떼 놓은 게 아니었을까?



카를로스의 회사는 미국 뿐 만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상당히 많은 전기 충전기를 공급 실적을 자랑하는 큰 회사였다. 점유율 또한 1, 2위를 다툴 정도로 매출도 컸다. 미국 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을 보면, 가장 많이 설치되어 있는 충전기는 Tesla 이다. 전기차 판매량도 가장 많고 충전소 인프라도 가장 많이 갖추었다. Tesla 충전소는 Tesla 차량만 충전이 가능하므로 그 외의 전기 자동차는 충전할 충전소가 필요한데, 이 수요에 대한 충전기 공급은 카를로스 회사와 다른 큰 회사 등과 나누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큰 회사로 키운 카를로스와 직원들이 대단해 보였고, 속으로는 나의 경험과 그다지 관련이 없는 분야인데 내가 이 회사에 일하면서 어떠한 도움이 될 수 있을런지? 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걱정 할 겨를도 없이 회사 사장인 프랭크가 보자고 연락이 왔다. 10년 전에 미국 영주권 스폰서를 해 주겠다고 약속했던 사장이었는데, 그 당시 ATM 사업을 큰 은행으로 넘기면서 나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인지, 반갑게 맞아 주었고 단번에 앞으로 잘 해보자고 한다. "우왕? 뭐가 이리도 쉽게 넘어가지?" 그동안, 걱정과 고민을 없애주는 프랭크의 환영의 말에 너무나도 감격과 감사를 느끼게 되었다. 나의 실력이 한참 모자라고 또한 그 동안 프로그래머로써 떠나 있었던 세월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별로 묻지도 않고 카를로스가 같이 하자고 하는 한마디의 말에 사장은 흔쾌히 같이 일하자고 한다.



같이 점심을 하고 나는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야 했기에 우버를 타고 다시 LA 공항으로 향했다. 카를로스는 행정적인 모든 일을 알아보고 언제부터, 어떻게,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고민해 보자고 한다. 회사를 떠나기 전, 카를로스는 내가 지금껏 받아 본 적이 없는, 예상도 못했던 연봉과 혜택을 제시를 하였고, 시작은 이렇지만 자기가 6개월이나 1년이 지나면 20-30% 더 인상하도록 사장한테 얘기하겠다고 한다.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도와 준 카를로스와 프랭크, 그리고 나를 반갑게 맞아 준 옛 친구들이 너무나도 고맙고 앞으로 열심히 일하여 은퇴할 때까지 인정 받고 살아야 겠다. 마음 속으로 결심하였다.



"인생의 후반 전에 찾아온 캐나다 영주권의 행운과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열심히 하여 이제는 놓치지 말자!"



캘거리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밖으로 보이는 서쪽으로 지는 태양의 빛은 유난히도 밝았고 그 햇살은 나의 얼굴을 비춰주고 있었다. 그 동안 절망 속에서 보이지 않던 희망의 빛은 서서히 구름 속에서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