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건넨 작은충고
며칠째 심적으로 크게 고통을 받고 있다.
'인간에게 추악한 밑바닥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는구나! '를 여실히 체험하면서 인간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가졌던 지난날을 후회하며 되돌아보게 되고, 과연 나란 존재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닥쳤을까?'
아마도 이번 고통은, 나에게 정신적 성숙을 위한 숙고의 시간을 가지라는 뜻에서 주어진 좋은 기회인가 보다.
근 일주일...
이쪽저쪽의 상충되는 이야기를 들은 데다 제삼자들이 전해준 그가 해온 나에 대한 모함들 등. 지키려는 자와 뺏고 싶은 자 사이에 끼어 영문도 모른 채 주유소 인형처럼 휘청이다 보니
할머니께서 '입이 껄끄러워 밥알이 돌을 씹는 것 같다'라고 하시던 그 말씀을 이제야 직접적으로 체험을 한다.
그래서 고통이 주는 첫 번째의 좋은 점은 강제적인 다이어트 효과. 일주일째에 접어들었는데 거울을 봤더니 내가 아는 나? 아니고 누구세요?
몸무게를 쟀다. 4.5KG이나 빠졌다. 물론. 일이 해결되고 밥맛이 좋아지면 다시 찌겠죠?
그렇지만 요요까진 언급하지 맙시다.
제 정신적 고통에 스트레스 한 스푼 추가하기 없기!
고통이 주는 두 번째 장점은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통해 고통의 무게가 하루하루 가벼워질 수 있었습니다. 넘어가지도 않는 밥을 굳~~~이 사주겠다고 나오라는 사람도, 차 한잔 사주면서 털어버리라는 사람도, 매일 밥을 먹었는지 잠은 잤는지 잔소리를 하는 사람도, 속이 상해 잠 못 든 새벽 밴드에 올린 글을 읽자마자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한 사람들도, 소중한 시간을 내어 술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다들 감사했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고마웠드랬어요. 말은 못하고...진짜 진짜 술이 고팠거든요. ㅜ.ㅜ).
비록 인간의 추악한 밑바닥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런 인간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준 이들이 있어 고통의 시간은 성찰의 시간이자 반추의 시간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의 시간이었습니다.
고통의 세 번째 장점은 다시 책을 볼 시간을 만들어주었다는 것!
회사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밥을 해서 먹고 화장하고 나면 6시 20분 정도. 7시 20분에 집에서 나가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잠시 독서.
회사 근처 카페에서 8시 50분까지 독서 후 출근.
퇴근 해서는 산적한 집안일에 자기네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재잘대는 딸들 이야기도 듣고 졸졸 따라다니는 딸(대학교 2학년)이랑 놀아줘야 해서 책 읽을 시간 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사표를 쓰겠다고 이야기한 후 출근하지 않고(보험회사 FP다 보니 인수인계 그런 거 없어요) 집에 있으니 손에 잡히는 책은 모조리 탐독 중입니다. 지금은 잠시 니체에게 빠져 있더랬죠.
'고통이 없다면 성장도 없다'고 누군가 이야기한 것 같은데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도 했고.
"맞습니다. 맞고요."
(노무현대통령님 그립습니다.)
지금의 고통으로 인해 숙고하고 또 숙고해서 이 일이 생기기 전과는 조금 다른 제가 되어 보려 합니다.
고통이 준 충고를 각인!!!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