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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Mar 22. 2024

직장에서 소울메이트를 만나면 생기는 일

50 넘어 샘도 혼자고 나도 혼자면 '같이 살자'

8년 지기 동료샘,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고 내가 무한 신뢰하고 의지하던 선생님이 그녀의 꿈을 찾아 떠났다. 어디 멀리 간 건 아니지만 얼마 전 나에게 승진의 기회를 줬던 산부인과에서 샘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8년간 매일 출퇴근을 같이했던 메이트로서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둘 다 낯간지러운 건 못 참는 성격이라 마지막 날에도 덤덤하게 떠났고 떠나보냈다.

'너 괜찮아? 엄청 서운하겠다' 오히려 주변에서 나를 걱정할 때도 '같은 병원에 있는데 뭐 어때? 전화하면 되지' 라며 쿨하게 보냈는데... 선교에 뜻이 있는 선생님은 남들이 힘들다고 말리는 산부인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나는 샘의 빈자리를 매일 절절하게 느끼고 있다.


'50 넘어 샘도 혼자고 나도 혼자면 같이 살자'


선생님과 친해진 게 된 건 아무래도 직장에서 일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하 때문이다.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나를 온전히 내 던질 수 있는 소명'찾기 위함이다. 후회 없이 나를 던져 일을 봐야 소명을 정확히 알 수 있기에 최선을 다한다. 


반면 샘은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어린 시절 간호사가 자신의 꿈이었고 자신의 꿈, 소명을 찾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환자를 돌보며 쾌감을 느끼는 천상 간호사, 그래서 샘은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직장은 이게 문제다. 직장생활에서 소명을 찾겠다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한다고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냐는 말이다. 샘이 있을 땐 좀 손해 보듯 일해도 함께여서 괜찮았는데, 혼자서 그 마음을 지키려니 불쑥불쑥 억울함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날이었다. 어김없이 샘에게 전화를 걸어 속마음을 털어놨다.


'희원아, 너처럼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려는 사람들은 드물어. 많은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어 편하게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거야. 그들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일이 아니라 다른 것일 수 있어. 그러니 사람들이 너와 같기를 기대하지 마'


누구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 나에겐 '주체성'이고 일을 통해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샘의 말대로 누군가는 일보다는, 돈, 여유로움 등에 가치를 두고 살아갈 것이다. 자신의 가치에 따른 삶의 방식이니 받아들이는 수밖에.

직장에서 그녀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나의 소명을 찾는데 끝까지 응원해 주는 사람, 나도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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