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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Sep 22. 2024

고양이 세수를 얕봤다간 큰코다친다

고양이 세수하듯 자기 관리를 한다면 인생은 성공할 것

어릴 적 물로 대충 눈곱만 떼어내고 나오 엄마는 고양이 세수를 했냐 세면대로 끌고 가 다시 세수를 시켰다. 그런데 얼마 전 양말이나 그루밍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그루밍에 혼신을 다한 양말이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진짜 고양이 세수는 '하나 마나 하거나 남이 하는 것을 흉내만 내고 그침'비유되는 것처럼 대충대충, 건성건성 하는 게 아니었다. 얼마나 체계적이고 디테일한지 넋을 놓고 쳐다보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3분도 훌쩍 넘는 영상이 찍혀있었다.

빠져든다

고양이는 매일 혼신의 힘을 다해 그루밍을 하는데  그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수염을 깨끗이 하기 위함이다. 고양이는 가까이에 있는 것을 잘 보지 못하는데 대신 수염을 통해 방향과 거리를 측정한다.


그리고 점프나 사냥 실패, 보호자에게 혼이 나는  속상한 상황에서 기분 전환을 위해 그루밍이나 하품을 하기도 한다. 이는 불안, 스트레스에서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위함이다.


이 모습을 보니 우리 인간이 하는 '자기 관리'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관리', 우리도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야 반복되는 일상을 무리 없이 지속해 나갈 수 있지 않은가? 몸이나 마음 중 어느 하나의 균형이 깨지면 당연했던 평범한 일상은 무너지고 만다.

당신의 일상은 잘 지속되고 있는가?


나는 최근 몸의 균형이 깨져버렸다. 아침 운동도 식습관도 평소와 다름없이 잘 지켰는데 지난 몇 주간 평소보다 심한 피로를 느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피로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라며 무시했고 당연했던 일상에서 소스라치게 놀랄 일이 생겨버렸다.


혀 반쪽이 예민해져 말도 제대로 못 하게 된 것이다. 물도 못 마실 정도로 혀의 통증이 심했다. 지금까지 이와 같은 일을 겪은 적이 딱 한번 있었는데 그때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 못해 결국 병원신세를 졌다.

건강, 운동, 식이, 독서 등 자기 관리는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아 늘 우리의 일상에서 우선순위가 밀리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관리에 소홀했을 때는, 수습하기에  일이 커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통증으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건 애교에 불과할 정도로 말이다.


양이 세수를 얕보지 말라. 양말이가 세수를 할 때마다 내 일상을 체크해 보려한다. 오늘 나는, 긴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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