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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Sep 09. 2024

뭘 해도 안되는 날, 그날이다!

그날에 깨달은 것

선물 같월요일이 찾아온 줄 알았다. 전날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까지 한 번도 안 깨고 숙면을 했다. 잘 자고 일어난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해 룰루랄라 출근길에 올랐다. 즐겨 듣는 세바시를 들으며 20분 정도 신나게 운전을 하던 중 부대 출입카드를 안 챙겨 왔음을 알게 되었다.


'괜찮아. 아직 반밖에 안 왔어. 그리고 1시간 빨리 나왔으니까 충분해'


마음을 다독이며 운전대를 꺾어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자 마음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주차를 할 것이냐, 5분도 안 걸릴 예정이니 비상깜빡이를 켜고 잽싸게 카드를 가져올 것이냐.' 마음이 급해져 시동을 끄고 비상깜빡이를 켜는 것을 선택했다.

정확히 3분 후 집에서 후다닥 내려와 시동을 켜는데 '파다다다닥' 배터리 방전됐을 때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OMG. 시동을 끄고 고작 3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베터리 방전이 됐다고? 어제도 똑같은 상황에서 멀쩡히 시동을 걸었는데.. 월요일 아침부터 나한테 왜 이래?


출근하 이웃들을 붙잡고 점프선이 있나 물어봤지만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디 자동차 보험에 가입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임을 깨닫고 당황하자 식은땀이 나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콜씩을 하고 쉬고 싶었다.


1~2분 넋을 놓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해결해야 할 것들을 파악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잖아. 심호흡하고 찬찬히 생각해 보자. 우선 차를 고치려면 보험회사를 찾아야 해. 보험회사가 어딘지 모르지만 가입한 회사에서 가입 후 문자나 카톡을 보내주니 확인해 보면 되겠네?'

카톡과 문자를 뒤져 보험회사를 찾아냈다. 사건 접수를 하고 기사분이 오시길 기다리며 수간호사에게 카톡을 보냈다. 다행히 10분도 안 돼 점프선을 가지고 회사 직원이 도착했다. 차에 선을 연결하고 점프 뛰는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띵동' 하이패스 자동 시작음과 동시에 주황 등이 반짝이며 우렁차게 시동이 걸렸다. "부릉"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다. 당황해 평정심이 무너지면 급한 마음에만 초점이 맞춰져 시야가 좁아진다. 좁아진 시야에 갇혀 실수가 잦아지고  디테일을 놓친다. 게다가 겉잡을 수 없이 꼬인 생각을 풀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어 결국 녹초가 돼버린다.

만사 구찮다

만일 내가 당황했지만 여유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발했으니 느긋한 마음로 차를 주차하고 카드를 가지고 왔다면, 출근시간보다 10분은 빨리 도착했을 것이다. 물론 1시간씩 일찍 출근한 날처럼 책은 읽지 못했겠지만 적어도 늦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급함을 줄이고 여유를 갖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꾸준히 마음을 훈련하자! Haste makes waste.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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