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는 방법

10년 차 간호사가 일터의 '틈새'에서 발견한 주체적인 일하기의 비밀

by 희원다움

"샘, 퇴근 전에 잠깐 시간 되세요?"


동료들이 이직이나 대학원 진학, 혹은 퇴사 같은 인생의 굵직한 갈림길에 섰을 때 종종 나를 찾아와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럴 때면 나라는 존재가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넘어, 누군가의 선택을 돕는 '길잡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동시에 이런 질문이 생긴다. "내가 잘하는 이 일을 지금의 직무 안으로 더 깊숙이 가져와 볼 수는 없을까?" 병원이 나에게 맡긴 공식적인 일은 환자를 돌보는 것이지만, 동료들의 커리어를 함께 고민할 때는 일할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조직이 정해준 경계 안에서 나에게 맞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터에서의 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의미 있을 것이다.

책 '잡크래프팅'에 나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준원 씨의 이야기는 내 막연한 고민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그는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본업의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 '사내 교육자'라는 포지션을 만들어냈다. 원래 누군가를 가르치기를 좋아했던 그는 업무 중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후배들을 교육했고, 그 과정에서 뜨거운 보람을 발견했다고 한다.


나는 올해 10년 차 간호사가 되었다. 환자들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되찾도록 돕는 내 일을 여전히 사랑하며, 그 안에서 더 깊은 전문성을 쌓고 싶다. 동시에 매일 반복되는 업무의 틀에만 고여 있지 않으려 한다.


간호라는 본업 위에 상담이라는 강점을 발휘해 동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이것은 나의 '쓸모'를 스스로 확장해 가는 과정이다. 이처럼 본업에 나만의 색깔을 더할 때, 일터는 단순히 주어진 의무를 수행하는 곳을 넘어 내 가능성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나만의 실험실이 된다.

어떻게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나만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내가 시도하고 있는 실험은 거창한 결심 대신, 아주 작은 부분부터 나의 '선택지'를 늘려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가 잘하는 방식을 업무의 틈새에 녹여내기 주어진 일을 완수하는 것을 넘어, 내가 가진 강점을 업무의 흐름 속에 조금씩 섞어보는 것이다. 준원 씨가 업무 틈틈이 동료들을 도왔듯, 나 또한 간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동료와의 커피챗 등을 통해 내 상담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순간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일의 이유를 내 언어로 정의하기

내 일을 단순히 생계를 위해 참아야 하는 것으로 두지 않는 태도다. "나는 단순히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조력자다"라고 스스로 정의할 때 일의 무게와 내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주어지는 일'을 내가 '바라는 일'로 조금씩 바꾸어가는 여정이다. 조직이 정해준 틀을 깨고 스스로 정한 역할을 수행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직장의 부속품이 아닌 내 삶의 온전한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오늘의 실험

업무의 틈새 공략하기

반복되는 매뉴얼 업무 사이에 내가 잘하는 강점을 살짝 얹을 수 있는 10분의 '틈새'를 찾아본다.


의도적인 선택지 늘리기

동료와의 짧은 커피챗이나 대화 속에서 단순히 업무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해 상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본다.


자신의 언어로 정의하기

회사가 부여한 직함 뒤에 "나는 타인의 [ ]를 돕는 [ ]이다"라는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어본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