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다니며 두 번째 직업을 준비하는 방법

퇴사하지 않고, 커리어를 확장할 수 없을까?

by 희원다움

내가 다니는 부대의 공식 정년은 63세다. 여기에 5년을 더 연장하면 68세까지 직장인으로 살 수 있다. 이 조건을 아는 주변 지인들은 "68세까지 월급이 나온다니, 최고의 직장 아니냐"며 부러워한다. 하지만 나는 그 안정적인 숫자를 볼 때마다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든다.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데 이곳은 따뜻한 온실 같다. 문제는 이 안온함이 사람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먹고사는 걱정이 없다 보니, 굳이 스스로 홀로서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된다. 조직의 보호막 아래서 서서히 야성을 잃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 온실 속에 그저 머무는 대신, 온실의 안락함을 이용하기로 했다. 따박따박 월급을 주는 직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퇴사 후에도 '나의 일'을 하며 의미 있는 인생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물론, 본업과 나의 일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필요하다. 주객이 전도되어 본업에 소홀해지는 순간, 실험의 토대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량의 뿌리는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나는 직장에서 남들이 피하는 복잡한 문제가 터졌을 때, 그리고 방향을 잃은 동료의 고민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줄 때 내 에너지가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본업의 현장에서 발견한 이 에너지는 고스란히 '나만의 일'을 만드는 토대가 된다.


물론 퇴사 후 나만의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경제적인 결핍과 불안은 창의성이 아니라 조급함을 불러올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실험실'로 삼았다. 매달 들어오는 급여는, 내가 하고 싶은 시도를 마음껏 해볼 수 있게 해주는 '종잣돈'이다.

이처럼 생활의 안정을 베이스캠프 삼아 나만의 커리어를 넓혀가는 것, 이것이 내가 선택한 가장 현실적이고 리스크 없는 실전연습이다. 68세라는 숫자가 주는 안락함에 갇히지 않고, 조직의 이름표 없이도 오롯이 일할 수 있는 나를 만드는 일. 나는 오늘도 언젠가 마주할 홀로서기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의 실험

[직장이라는 베이스캠프 활용법]


추상적인 다짐 대신, 지금 당장 업무 환경에서 '독립의 씨앗'을 찾아보자.


-에너지 체크: 이번 주 업무 중 내가 남들보다 수월하게 해결했거나, 하고 나서 오히려 활력이 생겼던 일을 기록한다. (예: 민원 중재, 매뉴얼 제작, 데이터 정리 등)


-반복되는 질문 찾기: 사람들이 나에게 "그건 어떻게 하는 거야?"라고 2번 이상 물어보는 나만의 '기술'이 무엇인지 적어본다.


-자신을 정의한다: 위에서 찾은 해결책을 딱 한 명의 독자에게 들려준다고 생각하고 '3단계 팁'으로 정리한다. "나는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에게 [이런 해결책]을 줄 수 있다."


이 문장을 정리하는 것부터가 실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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