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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a and story Apr 12. 2021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자제하며 살거든요"

[거리의 명언들] 세 자녀 엄마의 서울살이


저는 엄마로서 아이들이 안정된 곳에서 잘 살아가 주는 거. 그리고 일자리가, 안정이 되어 주는 거. 그게 제 소망이고 꿈이에요. 일자리가 안정이 되면,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거 다 할 수가 있잖아요. 저는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항상 자제를 하고 누르고 살고 있거든요.




안녕하세요. 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고요. 아이라기보다는 지금 다 성인이 됐는데. 세 아이 엄마이고, 학교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살고 계신 서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저는 지방에서 올라와서 제일 먼저 느낀 게, 서울은 참 복잡하고 유대 관계도 너무... 뭐라고 해야 되지. 제가 느꼈을 때는 좀 깍쟁이들처럼, 참 힘들게... 모든 삶이 힘들게 다가온 것 같아요. 복잡하고, 교통이며 뭐며 다 복잡한 거 같아요.



Q. 자녀분들의 서울 생활은 어떠세요?

= 첫 애는, 지방에서 올라오자마자 직장 생활 먼저 하고, 학교 다니다가 졸업했어요. 그러고 얼마 안 돼서 바리스타로 또 일을 하다 결혼했어요. 너무 빨리 결혼을 해서, 올라와서 아직 제대로 정착 못하고, 마음 둘 곳이 없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게 됐어요. 2년 만에.     


그리고 둘째는 지금 28살인데 직장을 계속 구하다가 안 되니까, 취준생으로. 그러다가 2월 달부터 작은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됐는데 너무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런데 얘가 저한테 늘 고맙다고 표현하는 건 뭐냐면, 엄마 아빠가 옆에 있어줘서 주거 같은 것도 해결이 되고 먹는 것도 해결이 되잖아요 일단은. 취준생들한테는 그게 굉장히 힘들잖아요. 주거며, 먹는 거 해결하며, 자는 거. 그게 늘 감사하다고 말해요.     


우리 막내는 아들인데, 지금 24살이에요. 대학교 3학년 올라가거든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를 가지 않고 늘 비대면으로 집에만 있으니까 너무 답답해하는 거예요. 그게 제일, 힘든 거 같아요.           



Q. 서울에서 가장 문제다 싶은 게 어떤 걸까요?

= 첫째는 주거가 저한테는 문제로 다가왔고요. 두 번째는 교통, 교통도 참 복잡한 것 같아요. 그리고 취업을 앞두고 있는 우리 아이들도 제일 힘들게 하는 것 같고 그런 게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어떤 게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까요?

= 일단은 주거가 제일 해결돼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지방에 살 때는 작은 아파트지만, 25평짜리 아파트를 살고 있었는데, 그걸 해결 하고 왔는데도 여기서는 월세도 못 얻는다는 걸 알았어요. 우리 다섯 식구가 서울에서 살기에, 아파트는 포기하고 빌라를 얻더라도 월세 보증금도 안 된다는 거, 그래서 제가 68만 원 주고 월세를 살았어요. 4-5년 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빌라를 하나 구매했어요. 일단은 내 집에서 내가 산다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모든 취준생이고, 사회인들이며 다 원하는 게 주거 같아요. 그 문제가 제일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너무 비싸다는 거.


주거 다음에는 직장 문제요. 우리 큰 애도 결혼은 했지만, 직장 생활을 원하거든요. 올해 서른이고 아직 젊잖아요. 코로나로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는데 얼마 안 돼서 잘렸어요. 결혼했다는 것 때문에 해고를 당하고, 다시 일 구하기 너무 힘들어하고 그러더라고요.     


출산, 육아도 마찬가지구요. 우리 큰 애는 아이 낳길 원하지 않아요. 출산도 그렇지만 아이들 키우는 게 요즘 현실 여건에서는 정말 힘들 것 같다고. 아이 낳고 싶지 않다는 소리를 너무 자주 해서... 이제 막 결혼생활을 하는 젊은 사람들한테는 그것도 해결해야 될 문제인 거 같아요 육아요.



Q. 정치가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 말로는 해결한다고 하는데 일단 우리한테 다가오는 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말로는 국회에서 육아 문제를 해결하네 어쩌네, 그런 건 진짜, 많이 나오잖아요. 솔직히 국회의원도 그렇고, 출산 장려를 해준다 하지만, 일단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그런 것들은 별로 와 닿지 않는 것 않아요.



Q. 소망이나 꿈이 있으시다면?

= 저는 소망이나 꿈같은 게 다. 어쩌면 저는 엄마로서 아이들이 안정된 곳에서 잘 살아가 주는 거. 그리고 일자리가, 안정이 되어 주는 거. 그게 제 소망이고 꿈이에요. 일자리가 안정이 되면,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거 다 할 수가 있잖아요. 저는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항상 자제를 하고 누르고 살고 있거든요.



Q.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 코로나로 모두 힘들어하는데 모두 힘냈으면 좋겠어요. 힘든 건 다 지나갈 거예요 모두 힘내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2021년 3월 12일에 만난, 세 자녀의 엄마 (박00, 63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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