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종면접 때 내 인생 이력에 대해 물어보잖아. 그런데 탈락당하니까, 내 인생이 부정당한 느낌인 거야...
= (기프티콘 전송과 함께) 00야 모하구 있오? 울고 있는 건 아니겠징?! 우는 건 오늘까지만 허락해줄게!ㅎㅎ
아쉽겠지만 우리 부정적인 감정에서 오래 머물지 말자.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저 그 일과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해.
네가 살아온 인생 자체가 부정당한 게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고. 이런 일도 나중에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힘내자 파이팅!
Q. 마침 울고 있었어. 선물 너무 고마워!!! 넘 감동이다. 합격한 것보다 따뜻하고 보물 같은 말들을 더 듣네!
= 같은 지역에 있고, 코로나만 없으면 이런 날 모여서 술 한 잔 하는 건데 아쉽다ㅠㅠ오늘은 죄책감 없이 달달한 거 많이 먹어!
Q. 살아갈 날들이 너무 아득해... 이렇게 영원히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아등바등 살아야 할까 봐 무섭고. 그게 싫어서 몇 백 명 중에 한 두 명 뽑는 시험 준비할 생각하니 또 아찔하고. 요즘 사는 게 원래 그런 거지? 이게 기본 세팅인 건데.. 나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닌데... 인생이 원래 이렇게 고통이구나.
= 인생은 원래 힘들고, 그걸 느끼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듯
Q. 그래. 인생은 원래 고통이 온다는 걸 인정하니까 좀 나아..
= 우리가 어른이 되어간다.
Q. 너무 기대에 부풀어 있고, 느낌도 좋았는데 좌절되니까.. 찬물 확 끼얹은 듯 정신이 들어. 어쩐지 운이 너무 좋다 싶었어. 이젠 덜 좋아해야겠구나 싶어 뭐든.
= 덜 좋아하고, 덜 기대하는 게 어른이 돼가는 걸까
Q. 원래 이렇게 고난이고, 좋아하는데 안 되는 것들 많은 게 너무 자연스러운 거지..?
= 난 이렇게 받아들이기로 했어. 인생은 파도고, 나는 그 위에서 파도 타는 서퍼다.
Q. 파도 타는 서퍼?
=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냥 흔들리면서 떨어지면 파도 타고. 떨어지면서 또 파도 타고
Q. 와..바람과 파도, 폭풍우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느낌이었거든 요즘.
= 우린, 다 서퍼야!
Q. 흔들리면서 떨어지면 또 파도 타고. 떨어졌다가 또 타고.
= 지금은 좌우명이 “Just Go With the Flow”야. 그냥 흐름에 맡겨야 함.
Q. 그런데, flow 타고 가는데, 너무너무 하기 싫어서, “이건 flow가 아니야”라고 하고 싶으면?
= 너무너무 하기 싫은 것도 나는 flow라고 받아들이고 있어.
Q. 내가 원치 않는 파도라도?
= 그냥 좀 높은 파도라고 생각해. 그걸 지나야 잔잔한 바다가 나와.
Q. 그러고보니까, 파도가 없으면 서핑할 이유가 없네?
= 오 맞아. 파도가 있으니까 서핑하는 거잖아!
Q. 파도는 늘 나온다.
= 우리가 날씨랑 파도를 어떻게 예측하겠니. 앞날은 정말 모르는 거니까, 그냥 서퍼라고 생각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