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술제이 성훈 Nov 22. 2019

<감사일기 - 불행의 재구성>


비트 코인으로
1억 2천5백 정도 수익이 났다.

그때 다 팔았다면 말이다..

대신 난 쪽만 팔았고, 욕심이 가득했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너무 부끄럽다..)

'누구는 100억을 벌었다는데. 겨우 1억이네.'
'더 빨리 더 많이 살걸. 지금이라도 가즈아!!!'

오히려 3천 정도 손해를 보고 손절했다.
양 손목을 잘라내듯 아프고 허망했다.

그쯤 부모님이 부동산 사기를 당해서
2억 7천5백 정도를 집에 보태드렸다.

개털이 됐다.

롯데 캐피탈 대출금, 외삼촌께 빌린 돈,
월세를 내려 태근이 형에게 빌린 돈 등을 갚았다. (도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공부하지 않고 저질렀던 안일함.
만족하지 못하고 비교하는 소심함.

덕분에 바닥을 찍었다.

감사로 불행을 재구성해본다.
- 덕분에 돈과 내 그릇을 배웠다.

2주 전에, 안경을 떨어뜨렸다.
바닥에 부딪히는 순간 두 동강이 났다. 으엉엉.

본드로 붙여보려 했지만 택도 없었다.
시력이 나빠서 안경값이 졸라 비쌌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 생각이라도 바꿔본다.
- 세상이 더 잘 보인다. 진작 바꿀걸.

어제는 왼쪽 뒷발 없이, 세 발로 산책하는
골든리트리버를 만났다. 불편해 보였지만
주인분도 강아지도 태연하게 걸어나갔다.

어느 유튜브 댓글에서 본 글이 생각났다.

겪어보지 않았으면 조용히 들어주고,
겪는 중이면 작은 일부터 감사하고,
겪어냈다면 돌아보지 말고 행복하자.

손톱 아래 가시 정도 박히고 보니

위라클 박위님, 스케리피, 케이케이,  
세바시에서 뵌 새벽님, 전쟁을 겪은 큰아버지,
집단상담에서 뵌 고아로 자란 어느 할머니,

또 삶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조용히 들어주는 게 그저 최선임을 알겠다.

사랑을 일깨워주셔서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 <고도는 기다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