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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Jan 16. 2024

연구독 vs 월구독

우리 제품에 맞는 구독 상품 찾기

앱 내에 구독 수익화를 도입함에 있어서 난해한 고민 중 하나가 구독 기간에 대한 설정이다. 월구독이 좋을까 연구독이 좋을까? 기본적으로 동종 업계의 레퍼런스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간단히 유저 서베이를 돌려보기도 할 것이다. 또는 간단하게 제품 내에서 실험을 진행해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월구독이 좋을까 연구독이 좋을까에서 '좋다'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야 레퍼런스들로 드러난 현상들을 더 깊게 해석할 수 있고, 유의미한 서베이 문항지를 작성할 수 있고, 올바르게 실험 결과를 해석할 수 있다. 

구독 상품 실험을 꾸준히 해온 알라미

'좋음'의 기준은 당연히 매출 아닌가?라고 접근하면 연구독의 손을 '잘못' 들어주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가격이 10배 정도 비싸기에, 결제 전환율이 월구독의 1/10 보다 크기만 하면 더 큰 매출액을 발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틀린 접근이다. 항상 쉽게 평가절하 당하고 있는 월구독이 안쓰러워, 올바른 접근법에 대해 간단히 글로 정리해보려 한다.


1. 일회성 결제가 아닌 구독

구독 Life Time 고려하기


모두가 알면서도 간과하는 사실은 구독 상품이 일회성 결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발행하게 될 첫 결제 1회에 대해서만 비교할 게 아니라, 해당 결제들이 앞으로 몇 회 더 지속될 것인지 Life Time을 고려해서 비교를 해야 한다. 아래 도표를 예시로 보면, 한번 발생한 월구독이 얼마나 오랜 시간 유지되는지 볼 수 있다. 

1차에서 1%의 유저가 이탈(환불)하고, 이후 2회 차 결제 시점에 30%가 이탈(구독 해지)한다.

남은 잔존율을 모두 더하면 대략 515% 가 된다. Life Time 이 5.1 개월 정도 되는 것이다. 이를 결제 건 수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100건의 월구독 첫 결제가 발생하면, 이후 쭉 다달이 누적 결제 건수가 도합 515건 정도 된다는 의미이다. 매달 100건씩, 5.1개월 정도 지속된다는 의미. 연구독도 마찬가지이다. 재결제가 1년 뒤에 발생할 텐데, 보수적으로 10%~20% 정도의 재결제를 상정한다면 Life Time 이 1.2년 (14.4개월)이라고 볼 수 있다. 

월구독 가격이 5,000 원이고 연구독 가격이 42,000 원이라고 할 때, 이제 둘의 value 대결은 5:42가 아니다. 각각의 Life Time (5.1, 1.2)을 반영하면 25.5:50.4가 된다. 연구독이 월구독을 쉽게 이기기 힘들어졌다. 결제 전환율이 월구독의 1/10 보다 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1/2 보다 커야 한다. 물론 아직 연구독이 유리한 고지에 있어 뵈긴 한다. 몇 가지 팩트를 더해보자.


2. 환불률이 높은 연구독

Life Time을 0으로 만드는 환불 고려하기


연구독은 월구독보다 환불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점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먼저 '구독해지'와 '환불'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구독해지'는 지금까지의 결제는 문제없고, 앞으로의 결제를 막아두는 행위이다. '환불'은 지금까지의 결제를 무산시키는 행위이다. 사실상 시간을 거슬러 결제가 발생하지 않게 된 셈이다. 고로 올바른 의미의 '결제 건'을 파악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 텀을 두고 환불 수치를 역으로 반영하여 살펴야 한다. 참고로 보통 환불은 첫 한 달 안에 대부분 발생한다.


월구독에서는 왜 환불이 많지 않을까? 앞서 언급했듯 보통 환불은 첫 한 달에 걸쳐 발생하게 되는데, 월구독은 그쯤 되면 어느덧 그다음 달 결제가 다가온다. '한 달어치' 결제한 금액에 대해 내가 이미 '2주 정도' 사용했다면, 환불을 요구하기가 머쓱하다. 하지만 연구독은 다르다. '1년어치' 결제한 금액에 대해 '2주 정도' 사용했다면, 당당히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금액의 크기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5,000 원에 대한 환불 욕구와, 42,000원에 대한 환불 욕구는 그 크기가 확연히 다를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제품이라면 이 환불 변수를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미국에서의 환불률이 5~7% 정도 되는 제품이라면, 한국은 그것의 5배 정도 나올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보통 스마트한 컨슈머가 아닐 수 없다. 

연구독 환불을 약 20%로 잡는다면, 첫 결제의 20%가 무효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Life Time을 20% 만큼 깎아줘야 한다. 위에서 가정한 연구독의 Life Time 이 1.2년 (14.4개월)였으니, 0.8을 곱해주면 9.6년 (11.5개월)이 된다. 1년도 채 안 되는 Life Time 이 된 것. 최종적으로 가격까지 곱해진, 개별 결제 건수의 가치 비율은 이제 많이 좁혀졌다. 




위 두 가지 사실로 인해 이제 '연구독이 월구독 보다 좋다'라는 문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게 되었다. 우리 제품엔 무엇이 더 잘 맞는지 꼭 한번 확인해 봄직한 부분이 된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월구독 전환율의 5/42 보다 크면 될 줄 알았던 연구독 전환율이 이젠 25/40 보다 커야 한다. 월구독 전환율이 10% 일 때 연구독 전환율이 1.19% 보다 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사실 6.25% 가 나와야 동률이 된다는 이야기. 연구독 입장에서 결코 월구독을 쉽게 볼 수 없는 이야기다. 한때 우리 제품도 간단한 실험을 통해 월구독이 연구독을 월등히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48%의 개선폭으로 더 큰 LTV를 발생시켰던 월구독_메인 실험군

요컨대 연구독이 좋을지, 월구독이 좋을지 판단하는 기준은 매출이 아니라 Life Time 이 반영된 Value, 즉 LTV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구독 상품별 구독 유지율 (구독 리텐션)을 파악하여 Life Time을 계산한 뒤 환불률 만큼 제하여 실질적인 의미의 Life time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월구독이 우수할지 연구독이 우수할지는, 제품에 따라 다르고 그 제품만이 알 것이다.


사실 연구독이 좋을까 월구독이 좋을까? 이 고민을 실제로 해소하기 위해 한 걸음 내딛으려 하면, 파생되는 고민들이 물밀듯 들어오게 된다. 

단일 상품 구성이 좋을까 복수 상품 구성이 좋을까?

복수 상품 구성을 한다면, 어떤 상품을 미리 선택(프리셋)해둬야 해야 할까?


LTV라는 기준으로 비교해야 함을 인지했으니, 구매화면 내 구독 상품 구성 및 프리셋 설정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다음 글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구독의 최종 관문, 구매화면(페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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