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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Aug 25. 2024

실무를 내려놓지 못하는 리더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이유

이번 분기도 벌써 절반이 지났습니다. 

지난 분기 주요 회고 지점 중 하나는 이제 실무의 비중을 많이 줄여야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시의성 높은 여러 실무들과 매니징 업무들이 겹치는 바람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들이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기 절반을 돌아보면 애석하게도 회고 내용이 동일합니다. 여전히 주요 회고 지점은, 실무 비중을 많이 줄여야겠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지난 분기처럼 극단의 우선순위 충돌이 벌어지진 않아 큰 혼란과 어려움이 야기되진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분기 말쯤에는 야기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체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 것일까요. 

저도 답답해서 이 부분을 깊게 돌아봐 보았습니다. 


1.  조직에 기여를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 때문


시작은 괜찮았습니다. 분기 초부터 위임할 부분들을 위임하면서 실무 비중을 많이 줄였습니다. 실제로 가용 리소스에 여유가 좀 생기더군요. 하여 제품 전반의 데이터들을 살피며 전체적인 뷰에서 제품의 헬스를 진단해 보기도 하고, 중장기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집중하면 좋을지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분기 초 실무와 별개로 중장기적인 고민들을 하던 내용들

그런데 이런 류의 고민들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끝이 존재하지 않는 편인 데다가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 효율적인 편인지도 대중이 없기 때문에 하루 이틀의 시간이 지나자 묘한 불안감이 들더군요. 별로 회사에 기여한 것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하나 둘 실무를 늘려가다가 결국 실무 비중이 너무 커지게 된 것입니다. 근시안적인 시각을 내려놨어야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실무들 때문에 제가 주도적으로 챙겼어야 할 부분들 - 분기 중간 점검 후 목적 조직별 잔여 분기 액션 아이템 도출, 다음 분기 조직의 주요 목표 가안 잡기 등 - 을 잘 챙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그 불안감을 견뎌냈다면,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말이죠. 

분기 목표 달성을 위해 리더로서 수행해야 했던 전략 조정


2. 위임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는 게 효율적인 것 같아서


참 진부한 이유죠. 알면서도 반복되는 이 실수... 일부 실무 중에는 누군가에게 위임하기 애매하여 제가 계속 들고 있는 실무들이 있습니다. 구독 수익화, 광고 수익화, 중국 안드로이드 배포 등 조금 복잡한 히스토리가 있고, 도메인 지식이 필요한 영역들이 그러합니다. 사실 제가 잘하는 영역일수록 누군가에게 위임을 하고 간단히 피드백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그러질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발생할 인수인계 코스트, 불안정한 운영 등을 감수해야 하는데 당장 바쁘고 정신이 없으니 이런 오판을 하게 됩니다. 이에 더해 위 1번의 기여 욕심도 위임을 못하는 데에 한몫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돌아보니 오히려 1인분의 PO보다도 복잡했던 분기였던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콘텍스트의 여러 실무들을 섞어서 진행한 셈이네요. 남은 분기에는 애써 코스트를 감내하며 멤버분들께 적절한 위임들을 나눠야겠습니다. 

한 스쿼드의 PO 보다도 더 어려웠을 것 같다... 서로 다른 '실무' 콘텍스트들로 점철된 3분기




현재는 위 이유들로 인해 일을 잔뜩 벌려놓은 상태인데요, 바로 이것들을 멤버분들께 위임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행히(?) 현재 진행 중인 실무들 대부분이 end-goal 이 명확한 프로젝트들이다 보니 분기 중에는 전부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또 묘한 불안감을 느끼며 추가 일감을 발굴하여 도맡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또한 만약 예상보다 마무리가 길어진다면, 적정 단계에서 위임에 대한 의사결정을 과감히 내려야겠습니다. 


그리 멀리 보지 않더라도, 분기 단위로만 내다보더라도, 

실무를 내려놓는 것이 팀의 퍼포먼스를 한껏 올릴 수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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