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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벌머니 박타 Jun 24. 2023

EP11. No cierres una puerta

Antes de que se te abra.

인생의 갈림길. 인생 앞에는 엄청 많은 길들이 펼쳐져 있는데 그때일수록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쉬운 길이 전혀 없다. 하나를 끝내놓으면 다른 하나가 터지고, 또 그걸 수습하면 또 다른 무언가가 터지고 그러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 스페인 친구가 이야기해 준 게 있다. “No cierres una puerta antes de que se te abra. “ 해석하자면 “문이 열리기도 전에 닫지 말라.”는 뜻이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우선 기회가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불확실성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방을 구하면서 5개의 앱을 써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도 그중에서 내 메시지를 읽어볼 확률은 50:50이다. 그중에서 답변을 해주는 사람은 약 3명 중 1명이다. 그럼 약 16%의 확률로 대화가 되는데, 그중 실제로 방을 보여주는 사람은 6%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거의.. 20명 중에 1명 정도 방을 보여줄까 말까.. 그런데 집주인과 협상을 함에 있어서 그 사람이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은 것들을 계속 이야기함으로써 기회를 날려버릴 필요는 없다. 명시적으로 최소 12개월 지낼 사람을 구한다 했는데, 내가 있을 10개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혹시나 일이 잘 풀려서 비자가 연장될 수도 있는 것이고,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일이 생겨서 도중에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 반대 경우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내 의지와 반하는 경우라면 약간의 면책이 생기는 것 같다. 서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무슨 수가 있더라도 지켜야 한다고 고지식하게 행동하지 말자. 모든 게 내 마음과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 순간 진지하고 심각하게 일을 바라보지 말자. 대부분 어떤 경우에서 일이 벌어지기도 전에 지레짐작으로 그 문을 닫아버린다면, 내가 경험해 볼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 남미 여행을 했을 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출국을 할지, 브라질도 보고 갈지 심각하게 고민했을 때가 있다. 왜 그 고민을 했냐면, 브라질의 치안이 좋지 않아서 혹시 브라질에 있는 동안에 안 좋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는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랴.”라는 마음으로 가서 조심하면 되지 지레 겁먹지 말자! 라며 브라질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음을 고백한다. 내가 미리 문을 닫아버렸더라면, 다시 경험하기까지 수십 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을 것을 젊음의 때에 보고, 느끼고, 맛보았기 때문에 전혀 후회가 남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아주 많다. 그 경우의 수를 잡기 위해서 지금 떠나가는 기회에 연연하지 말자. 그땐 그것이 전부인 것 같다 생각할지라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고민은 아주 작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시간은 흘러간다. 하지만 그 시간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제 아무리 내 손으로 잡으려 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가 버리고 만다. 결국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은 한 줌의 물이거나 내 손을 적신 물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물은 증발해 버려 내 곁을 떠나버리고 말 것이다. 그럴지라도 괜찮다. 아무렴 어떤가. 그 순간만큼은 나를 시원하게 해 주고 목마른 나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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