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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리리영주 Jan 24. 2022

노간주 나무

책) 동화의 지혜 읽기

94쪽

영혼의 길을 따르는 사람의 삶은 전설이 된다.

이 이야기에서 태곳적 지혜를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깊은 신심에 도달할 때 전설은 시작된다.

더 높은 자아의 삶을 동경하면서 영혼은 불붙는다.

영혼은 자기 안에 비밀리에 자라고 있는 이 정신의 맹아에 모든 것을 건다.

하지만 참자아를 낳으려면 정작 자기 자신은 생명을 포기해야 한다.

즉 매장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신심 깊은 아름다운 여인은 아이를 분만하고 기쁨에 겨워 죽는다.

그리고 성지에 묻힌다.


하지만 인간은 두 세계에 속한 존재다.

세상과 얽힌 땅의 운명도 인간 존재에 대한 지분을 주장한다.

감각 본성을 지닌 인간은 도리 없는 땅 위의 존재다. 감각은 인간의 '두 번째 부인'이 된다

이러한 감각도 인간에게 아이를 낳아 준다.

무지 탓에 과오에 빠지는 죄의 의식과 정신의 맹아가 나란히 자란다.

성소에서 태어난 높은 자아로서는 감각 및 그 요구와 공생하기 어렵다.

높은 자아는 감각의 요구에 시달리고 무시당하다가 끝내 죽고 만다.



'인간은 두 세계에  속한 존재'라는 문장을 만나니 속이 후련하고 눈알을 세수한 듯 시원하다.

'도리 없는 땅 위의 존재'라는 말도 큰 위안이 된다.

높은 자아와 감각의 요구 사이에서 비틀거리며 살아가는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힘을 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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