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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리리영주 Feb 23. 2022

[나, 여기 있어]피터레이놀즈, 김경연,문학동네

지방소멸위험지역 생존기

'인구소멸위험지역'이라는 말은 일본의 어느 학자가 연구를 위해 만든 말이라고 한다. 그이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인구소멸위험지역'이라는 말을 언론에서 종종 다급한 어조로 '응급실도 없어요! 대형마트도 없어요'라고 한다.

신문사와 방송에서 없는 것만 비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구소멸위험지역'이라는 말을 관공서에서 때때로 쓰며 이런저런 '지원금'이 책정되었다고 한다. '지원금'들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아침이면 동쪽 하늘에서 해가 뜨는 것을 본다.

저녁이면 서쪽하늘로 해 지는 것을 본다.

우수 절기에 접어들자 개울물이 녹아 세차게 흐르고

과수원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풍경을 바라본다.

간판과 쇼윈도 대신 자연과 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사는 일상을 나는 '풍요롭다'라고 느낀다.


'인구소멸위험지역'이라는 말이 주는 황폐하고 위태로운 느낌보다 고요하고 평안하고 생기 있는 정서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림책 [나, 여기 있어]를 보고 나도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 보내보고 싶어졌다. 이 글은 종이비행기다.


나는 어쩌다 자리를 잡고 살게 된 '인구소멸위험지역'인 내 거주지를 좋아한다. 6년 차에 접어드는 동안 경험한 일들이 대체로 신선하고 즐거웠으며 나를 좀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하는 마음으로 이끌어주었다.


인구가 적지만 이사 오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삶을 만났다. 그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참 아름다웠다.

그 이야기들을 나눠볼까 한다.



학자들과 언론인들, 그리고 관공서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자기 역할에서 소명을 갖고 '인구소멸위험지역'을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어쩌다 이사 온 외지인'으로서  거주지에서 겪는 희로애락과 아름다움을 그림책에 기대에 말해보겠다.


때때로 사람들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인구과밀지역'으로 이사해야 한다고 애정을 담아 권한다.

그이들의 염려를 잘 알지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거주이전의 법적 자유가 있지만 거주이전의 경제적 자유는 없다.  경제적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 외벌이 다섯 식구의 일상은 대도시에서 사는 것이나 시골에서 사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상황을 바꿀 능력은 없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소소하게 기쁨을 일구고 생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마음의 힘은 자라기도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구소멸위험지역'에서 별일 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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