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위험지역생존기
군위군의 우보면 두북동 2구가 나의 고향이다.
내 고향 이야기는 쓰지 않으려고 했다.
내 고향 사진은 내 얼굴과 함께 박아내려고 하는 미디어의 모든 시도에 조금도 협조하지 않았다. 소설가는 프로 거짓말꾼인데 고향마을을 공개해놓으면 거짓말하는 데 지장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왜 용기를 내어 이렇게 하고 있는가?(위의 책, 110쪽)
나는 어머니 무덤이 있는 우리 집 선산의 다복솔에 덮인 작은 산등성이가 그리워서 새벽 술 마시면서 식구들 몰래 눈물을 훔치고는 했다. 내게 그 작은 산등성이가 세계의 중심이다. 나에게 어머니는 유한(遺恨)과 동의어다. 슬픈 그리움의 원적(原籍)이다. 어머니의 무덤이 있는 고향도 그렇다.
내 어리던 시절에는 ‘안동 양반, 의성 사람, 군위 것들, 대구 놈들,’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었다. 반촌(班村)으로 이름난 안동에서 의성과 군위를 거쳐 대구 쪽으로 내려갈수록 반성(班性)이 묽어진다는 수구적인 우려에서 나온 말일게다.(위의 책, 1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