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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억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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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Sep 22. 2024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THE SENSE OF AN ENDING)


영화를 보고 남은 기억과 책을 읽고 남은 기억이 내겐 비슷하게 남아 시간이 지나고 영화였는지 책이었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문장이었지만 나는 '부정확한 기억'이라는 말에 좀 더 의미로 다가왔고 이는 이 책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사건을 가지고 사람들은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나면 각자 사람이 갖고 있던 기억으로 사건을 이야기할 때, 그 사건에 대한 사실은 대부분 사라져 버린 후 무엇으로 사실을 판단할 수 있을까?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일상 사람들에게 과거의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은 남아있지 않을 테고, 결국엔 서로의 주관적인 기억으로 다른 사실로 남아버린다는 것..


기억이라는 것은 또한 선택적이어서 같은 사건에서도 각자의 머릿속에 남은 기억이라는 것은 각자의 주관적 선택에 의해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럼 내게 남은 '기억'이라는 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일들이 과연 얼마나 정확한 것들일까?


어린 날 주인공이 자신과 사귀었었던 여자친구가 자신의 절친과 사귀는 것을 알고 절친에게 보낸 저주스러운 편지 한 통이 나이가 들어 그 친구들이 얼마나 자신의 편지에 상처를 받고 인생이 무너졌는지를 알게 되는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내가 하는 모든 말, 글, 행동의 표현이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그들 자신의 기억으로 남는다는 게 이 세상을 힘들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쉽게 올리는 악성댓글도 생각이 나고 내가 발설했던 과거의 말들이 떠오르면서 내게 가까이 다가왔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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