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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친절하고 싶은 나

그 생각은 오만이지

by 채도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고 생각하면서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지고 있고 어느 누구도 모두에게 친절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난 모두에게 친절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인류애가 그득한 난 서비스직을 업으로 하고 있어 종종 인류애를 상실하게 하는 사람들을 불쑥 만난다. 그들은 스크래치를 내고 간다. 그 말과 행동이 별 같지 않으니 넘어가자 다짐하고, 토스받지 않으면 내 안위엔 아무 타격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부지불식간에 상처를 남기고 간다. 인류애가 상실하는 날엔 왠지 모르게 초연해진다. 아니 싫어진다.


근래에 그런 일이 있었다. 인류애가 와장창 깨지면 자기혐오도 같이 시작되기 때문에 집으로 가는 길에 속으로 내 탓 아니 오를 시전 하며 안전하게 돌아왔다. 하지만 남은 독이 해소되지 않아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풀어냈다. 그 얘기를 들은 60대 베프는 귓전에 울리는 욕을 해줬다. 그렇게 다 같이 한바탕 웃으며 그 일이 옅어졌다. 부정적인 일에 계속 집착하면 지금에 머무를 수 없다. 이처럼 가까운 존재들은 그런 일이 있어도 괜찮아라고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의 일어나는 일들은 내 의지와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저 발생된다. 그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어쩌겠어하며 ‘세상은 거지 같아도 또 살아가야지’ 결심한다. 이런 일들은 잔디에 앉았다 일어나 엉덩이를 터는 것처럼 별 일 아닌 듯 어쩌면 당연히 털어야 하는 것처럼 털어 내야 한다. 이 써 내림은 털어내지 못하는 나에게 하는 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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