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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탐가 Nov 10. 2022

물이 흐르듯 살어리랏다

'물 흐르듯'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 문장이 떠올랐다.

나른한 몸을 누인 채로 눈을 뜨기 싫어 뭉그적거린 채 누워있는데

'물 흐르듯'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언어들이 내 머릿속을 유영하기 시작했다.

  

위에서 아래로 물이 흘러 내리 듯 살면 좋겠다.

바람에게 자연스럽게 몸을 내어 맡긴 채

바람이 이끄는 대로 바람결에 흘러가듯 살면 좋겠다.


억지로 내가 만들어 생성된 만남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길에 이끌려,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만남과 헤어짐으로 나의 하루가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투명한 물처럼

반사되는 바위의 색을 그대로 비춰내고,

형체가 없어서 담기면 담기는 대로 그 모양에 따라 형체가 만들어지고,

나의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채, 부드럽게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나의 하루가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믈 흐르 듯 산다는 것은

호흡하듯 사는 것이다.

애써, 호흡해야지~생각하며 숨을 쉬는 사람이 없듯이

그냥 되어지는대로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다.


하지만 호흡이 멈추면 죽듯이

그 자연스러움 속에는 아름다운 생명의 빛이 존재해야 한다.

내가 숨 쉬는 것, 깊은 잠을 자고 아침에 깨어 일어나는 것,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귀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렇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느낌이어서 그렇다.

특별히 내가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어서 그렇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고와 사고!


그 병고와 사고로 인해, 그 일상의 소중함이 뒤늦게 알아진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호흡이 기적이었음을 알게 된다.


잃기 전에 아는 것이 지혜다.

빼앗긴 후에 알아지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나의 일상과 호흡이 기적이었음을

감사하는 하루로 시작해보자.


오늘의 바람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호기심 가득한 하루로,

기쁨이 가득한 하루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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