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는데, 큰 물고기 몇 마리가 어항 위로 뛰어나오려고 울컥거렸다. 막으려 해도 손 틈 사이로 나오려는 힘이 무척 강했고, 깨고 나니 직감적으로 태몽인가 싶었다. 그리고 며칠 뒤 임신 테스터에 두 줄이 떴다. 삶이 너무 예측 가능하다고 투덜거렸던 연말 직후에 꿈이 먼저였는지, 우주에 안착한 것이 먼저였는지.
소띠해에 태어난 소둥이는 태몽처럼 물고기를 닮은 유선형의 눈매를 타고 왔다. 예정일 D-11, 양가 어머님들이 안부 연락을 주시고 14살 언니와 12살 오빠는 소둥이 어서 나오라고 엄마 배에다 대고 채근을 했다. D-10, 그 밤 새벽에 약한 진통이 와서 병원에 가보니 아직 열린 폭이 작다고 해 언제라도 집으로 달려올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예정일 D-9, 밤 11시 25분 진통을 시작으로 12시 50분쯤 병원으로 출발해서 10여 분 만에 도착, 이미 5~6cm가 열렸으니 준비를 하자고 했다. 마침 주치의 선생님의 당직일이자 추석 연휴와 주말을 사흘 앞둔 9월 15일 수요일 새벽 2시 5분, 응애응애 하고 소둥이가 태어났고 감격한 우리 부부는 모든 게 완벽하다며 새벽을 기념했다.
출산 전 주말 구이몽과 이차돌, 서울스테이크에서 소고기를 먹고 엄마와 소둥이의 때가 맞아 좋은 가을날 가장 효율적으로 순산한 인류의 신생아, 소둥이의 탄생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