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번째 북한 여행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내일은 평양에서 밥을 먹고, 가스맥주(생맥주)도 한 병 마시고 어느 호텔에서 잘 것이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흥분되긴 처음인 것 같다.
호주 멜번에서 상하이를 거쳐 오전 11시 25분에 중국 선양에 도착해, 선양 북한 영사관의 참사관으로부터 북한비자를 전달받고, 바로 오후 1시 55분에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할 예정이다. 선양에서 출국 수속 후 평양 비행기로 다시 갈아 탈 시간이 2시간 30분밖에 여유가 없어 기내 가방 하나만 들고 간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 때는 평양에서 여행가방을 큰 거 하나 사서 북한에서 나는 산나물과 버섯 말린 것 등 북한 상품을 한 가방 가득 사 올 생각이다.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다녀온 두 사람을 만나 물어보니 한 사람은 비자가 필요 없다 하고 한 사람은 필요할 수도 있다 해서 멜번 중국영사관에 문의해보니 난 중국 내 두 개 도시(상하이, 선양)를 경유함으로 72시간 무비자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급하게 여권 사진을 준비해 중국영사관에 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3시간 넘게 기다려 197달러나 주고 급행으로 트랜짓 비자를 신청했고, 오늘 오전에 비자를 픽업하도록 했다. 하마터면 북한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중국도 못 들어갈 뻔했다. 중국 비자는 적어도 3주 전에는 미리 신청하는 게 안전한 듯하다. 난 다행히 3일 전에라도 비자를 급행으로 신청할 수 있어 출발 전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예정대로 출발일인 오늘 오전에 픽업하면 오늘 저녁 10시 30분에 China Eastern 항공을 타고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 기간은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7박 8일로 평양과 원산을 거쳐 금강산을 관광하는 일정이다. 가능한 평양은 구석구석 둘러보고 오려고 생각하고 있다. 송가인이 불렀던 한 많은 대동강도 보고 모란봉과 을밀대 그리고 부벽루에도 올라가서 동영상도 찍어 페이스북에도 올릴 계획이다.
이번 북한여행은 작년에 혼자서 북한에 두 번 다녀온 시드니에 사는 교민 한분과 함께 둘이서만 간다. 시드니 재오련을 통해 북한 비자와 선양/평양 비행기 티켓팅 수속했고, 북한 여행 시 주의사항 교육도 받았다. 그리고 북한에서 일정은 평양에 있는 해외동포국에서 우리를 안내하기로 되어있다. 이번 북한여행을 통해 이곳저곳 잘 살펴보고, 북한을 가장 저렴하고 알차게 여행하는 길을 개척해서 다음 북한여행 때는 함께 가길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가보고 싶다.
(참고 1) 오늘까지 나의 북한여행 경비 :
북한여행 알선비용 $200
중국티켓(멜버른/상해/선양) 왕복 $644
중국 비자비용 3일 급행료 $197
북한티켓 (선양/평양 왕복) $639
북한 비자수속알선비용 $250
(참고 2) 북한 내 경비는 미화 현금으로 준비함. 미화는 소액권으로 많이 바꿔 준비해야 함.
(참고 3) 한국에서 중국 선양으로 바로 가면 중국 경유 72시간 무비자임으로 중국 비자비용 절약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