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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의 크리스마스 휴일,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

by 도야 Jan 08. 2025

새해가 밝았지만, 노르웨이에서의 크리스마스 휴일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휴일 중 하나가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낼 생각에 들떠있고 크리스마스에 만날 가족, 친구, 지인들의 선물을 준비하기에 지갑을 가장 많이 여는 달이 바로 12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민자였던 저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휴일이 바로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바로 휴일이라 하면 한국의 설날, 추석과 마찬가지로 온 가족들이 다 모여 집에서 두런두런 앉아 마시고 먹고 얘기하고 놀고 하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인데, 저의 시댁 가족들은 현재 제가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부터 저 멀리 위치해 있어 가는 길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말이고 휴일 기간에는 성수기라 비행기값도 오르기 때문에 또 경제적 비용도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시댁은 대가족이고 핵가족으로 자라온 저에게는 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일들이 1,2주가 지속되니 버겁게 느껴졌어요. 한국은 휴일이면 여는 곳이라도 있지만 노르웨이는 휴일에는 단축 영업시간은 물론 문을 닫기도 일수라 어딜 갈 곳도 마땅히 없고 다들 집에 있거나 아는 가족, 친구 집에 같이 모여 식사를 즐기곤 하는데요. 익숙지 않은 언어를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지기도 했죠.


아울러, 나 혼자만 또 노르웨이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기에 문화 배경에서 오는 유머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비소속감을 크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는 데 주변 사람들은 호탕하게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저 따라 웃는 나 자신을 알아차릴 때면 그 또한 현타가 오기도 했고요.


아울러, 노르웨이 사람들의 특징인 차가움, 무심한 부분들이 초반에는 문화 차이로 인해 이해가 안 되고 속상한 마음이 더 크게 들었기에 가는 발걸음이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나는 그냥 크리스마스 때 혼자 있을래라는 마음이 들정도로 말이죠.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명절도 아니고 노르웨이 사람들이 느끼는 만큼 큰 설렘도 없기도 했고요.


아울러, 음식이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음식 자체가 다양하지 않기에 사실 먹을만한 것이 크게 없는 것도 맛있고 다양한 음식에 길들여진 한국인인 저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나 혼자만 먹자니 또 마음이 그렇고 그렇다고 대 식구 인원수에 맞춰 한국 음식을 만들자니 너무 힘들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가 없으니 집에서 다 들고 가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으니, 이래저래 쉽지 않았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시댁 식구들과 보낸 2024년 크리스마스 휴일은 이전과 다르게 즐거웠던 순간들도 또렷이 생겨 이제는 앞으로의 크리스마스가 조금 더 기대될 것 같아, 이 글을 적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로 작용되기도 했는데요.


우선 노르웨이 전통 크리스마스 음식 소개를 해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로 생선 요리인 Lutefisk(루테피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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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선 요리는 노르웨이 사람들 사이에서도 극불호가 많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크리스마스 음식인데 주로 북부 쪽에서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말려진 흰 살 생선 고기를 사서 오븐에 넣고 요리를 하며, 감자 및 베이컨 등을 곁들여서 먹습니다. 이 음식을 한입 베어 물면 왜 호불호가 갈리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식감이 특이합니다. 젤리 같이 말랑하면서 약간은 단단한 식감을 갖고 있고 생선 자체에 간을 별도로 하지 않기에 생선살만 먹으면 밍밍하고 심심한 맛이 나, 짭조름한 베이컨을 같이 먹는 이유를 알게 되죠. 저는 음식을 대체적으로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편이라 그냥 덤덤히 먹었을 뿐인데 시댁 식구 분들이 노르웨이 출신도 아닌 데 이 음식을 이렇게 잘 먹는 것을 처음 본다며 놀라기도 하며, 극불호를 하던 시댁 식구 분 중 한 분은 오히려 자기가 외국인 같다며 농담 짓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양고기 요리인 Pinnekjøtt(핀네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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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달리 노르웨이에서는 양고기 메뉴가 꽤 있는데요. 크리스마스 음식 중에서도 인기 1,2위를 앞다투는 메뉴 중 하나인 핀네숏입니다. 건조된 양고기를 오븐에 넣어 굽고 루타바카 퓌레와 감자 등을 곁들여서 함께 먹습니다.

맛은 짠 편으로 아무리 짜게 먹는다고 자부하는 한국인도 짜다고 느낄 만큼 그 짠맛이 강합니다. 그리하여 감자와 함께 먹어 중화를 시킵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짜게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양고기 냄새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한국인도 아마 충분히 먹을만하다고 느낄 음식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 크리스마스 음식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나 싶었는데 거주 3년 차 정도 되니 짜지만 제일 담백한 맛을 주는 것 같아 저도 가장 선호하는 크리스마스 음식을 택하라면 핀네숏을 택할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돼지고기 요리인 Ribbe(리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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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네숏과 매년 인기 순위 1,2를 앞다투는 메뉴 리뻬.

노르웨이에서 삼겹살을 일반적으로 잘 안 먹어 마트에서 삼겹살을 구하려면 사람이 상주하고 있는 정육 코너가 따로 있는 마트로 가야 하기에 유일하게 삼겹살을 편하게 살 수 있는 달이 11월, 12월입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리뻬를 만드려고 삼겹살을 구매하겠지만 한국인인 저에게는 삼겹살을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는 달이라 설렙니다. 여하튼, 리뻬는 삼겹살 부위를 오븐에 넣어 굽지만 지방(기름)이 많은 편으로 굉장히 무거운 음식입니다. 껍질채로 같이 오븐에 넣어 굽는데, 이 바삭함 정도에 따라 리뻬를 잘 만들었냐 안 만들었냐 하는 게 결정되기도 합니다. 고기 자체만으로는 보쌈과 비슷한 맛이 나고 다른 크리스마스 음식과 비슷하게 감자, 소시지 등을 곁들여 먹고 브라운소스를 끼얹어 먹는데 어떤 특유의 감칠 나는 맛이 있기보다는 고기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역할 및 풍미를 살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걸쭉하고 고기 자체에 지방이 있기에 금방 질려 한국인인 저에게는 쌈장이 떠오릅니다.




크리스마스 휴일 기간에는 점심은 보통 빵에 치즈, 햄 등을 곁들여먹는 폴레그를 간단히 먹고 저녁에는 전통 음식을 먹습니다. 먹는 음식은 가족들마다 다르나 대부분 핀테숏 아니면 리뻬를 먹고 저희 가족은 대가족이다 보니 위의 세 가지 음식을 모두 준비해서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시댁 가족들의 친한 친구분 집에 초대를 받고 또 저희 신랑 대부, 대모님의 집에 초대받아 방문하게 되었는데 방문하기 전에는 가기 좀 망설여지고 또 걱정되기도 했어요. 저만 언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거든요. 뭐 그냥 자리만 지켜도 되지 않냐 싶을 수도 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자리에만 주야장천 앉아있는 것도 피곤하고 언어를 잘 구사 못하니 현타도 오고 바보가 된 기분이 그리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노르웨이는 지역마다 사투리가 굉장히 다르고 제가 거주하는 지역과 시댁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사투리가 매우 달라 저에게는 또 새로운 언어로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노르웨이어로 무슨 말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고 있어 이것도 부담으로 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노르웨이어 울렁증이라고나 할까요?

잘 말해야 할 것 같은 데 실수하기도 싫은 데 사람들이 나만 보고 있으니 또 그 시선을 이기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죠.


하지만 걱정과 달리 두 방문 모두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 떨다가 왔습니다. 물론 중간에 못 알아듣었지만 그런 점을 잘 이해해 주셔서 저도 나름 편하게 노르웨이어로 얘기를 간간히 하며 대화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사실 타지에서 살면서 많은 이민자들이 느끼는 것이 비소속감 그리고 다름일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로 인해 현지인들이 의도치 않더라도 상처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가 마련이고 저에게도 그러한 상처들이 본의 아니게 생겼고 이로 인해 현지인들처럼 차가워진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들 이렇게 사니 나도 따라야지 별 수 있나 싶어서요.

근데 이번에 초대받은 자리에서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현지인 분들을 만나서 역시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도 사람으로 치유가 되는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노르웨이어를 잘 못하는 부끄러운 마음대신 오히려 내가 언어를 조금 더노력하면 지금보다 이 분들과 더 대화를 나누고 온정을 나눌 수 있으니 좋겠구나 싶어 동기부여도 됐습니다.


처음과 달리 제 자신이 조금씩 노르웨이란 나라에 적응된 모습도 놀랬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알아가고 만날 수 있어 참 행운이다라는 깨달음을 느낄 수 있었던 따스한 크리스마스 휴일이었습니다.


아울러, 노르웨이에서 만나, 절친이 된 친구 중 한 명이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으로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내러 왔단 연락을 받고 2024년 12월 마지막 날, 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연말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2024년,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아직도 실감이 채 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그리고 일 년이 금세 지나가, 얼떨떨 하기도 하지만 2025년에는 더 활기차게 왕성하게 사람들도 만나고 활동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글도 좀 꾸준히 써보려고 하고요. 집안에 새 생명을 맞이할 준비도 하면서 제가 이루려고 하는 일들도 조금씩 계획을 해나 가보려 합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구독자 분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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