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유(11)
오늘은 늦게까지 잠을 잤다. 푹 잤다.
평소처럼 새벽 요가 시간보다 일찍 깨어. 명상앱을 틀어놓고 다시 몽롱해졌는데. 다시 또 이른 시간에 몇 번 더 깼다. 요가를 갈 수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냥 내 몸에 허락을 했다. 푹 더 자자. 쉬자. 내 몸은 지금 잠을 원한다.
마이솔 수련을 가면 분명 너무 좋을 테지만. 이번주는 날씨 탓도 있다.
계속 흐리거나 비가 내린다. 몸도 마음도 좀 무겁고. 이럴 땐 아쉬탕가보다는 인요가를 선호한다. 격렬한, 양의 요가는 내 몸에 에너지를 채워줄 테지만 이런 날씨에 결 자체는 음의 요가, 인요가가 맞는 거 같다.
어제는 집에서 인요가 셀프 수련을 했고. 오늘도 출근 전에 가볍게 인요가로 몸을 풀었다.
하늘은 흐리고. 내린 비에 세상은 젖어 있고. 내 울적한 몸은 그대로 매트를 파고든다. 인요가는 그 자체로 큰 위로다. 한 동작에 오래 머무는 편인데, 몸의 구석구석 자극을 오래 살핀다. 나 스스로를 안아주고, 대지와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들기도. 인요가는 참 오묘한 구석이 있다.
오후엔 일을 좀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촌들과 점심을 먹었다. 에너지가 좀 채워졌다. 회사 직원들과도 수다의 장을. 간식의 장을. 열었다. 이런 게 사는 맛이라지.
나는 무언가 하고 있고, 종종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텅 빈 시간을 그저 나만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 게 아니라. 비슷한 고민과 걱정, 사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꽤나 감사한 일이다.
참 나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것이 일과 사람.인데. 결국은 또 위안이라는 양면성.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누군가를 종종 만나고 있다면. 괜찮은 건가.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