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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Jul 24. 2024

무기력. 무력감... 침잠하는 여름.

일상공유(12)

휴가를 썼다. 짧지도 길지도 않게.


이번 여름휴가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주말엔 가족을 보러 갔다.


그냥 주로 집에 있었다..

이런 휴가가 참 없었다. 주말에도 나는 요가원이라도 다녀와야 하고. 코로나가 지나고 나서. 작년 여름, 겨울 휴가는 모두 해외로 떠났다. 나는 시간을 그냥 할일없이 흘려보내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러고 싶었다. 그냥 힘을 쭉 빼고 세상과 단절되고 싶었다. 가족과 함께 있고 싶었다.


휴가기간 내내 장마다.  참 다행이다. 나는 비 오는 게 좋다.

세상이 물에 씻겨 나가는 동안. 나 역시 물에 잠겨 있는 기분이었다. 비가 퍼붓는 날엔. 집에서 그냥 몸을 돌돌 말고 둥지를 틀고 있어도 될 것만 같다.


지독한 방전의 상태. 생각을 비우는 게 쉽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몸이라도 방전한다. 


허리 통증. 핑계도 있었다.

휴가 첫날, 2시간 동안 하타 심화 수업을 들었는데. 후굴 후굴 후굴.. 로 이어진 다소 '무리한' 동작 탓이었나 보다.

핑계삼아.. 주말 내내 거의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

 

어제는 침을 맞고.. 저녁엔 하타, 오늘 아침엔 인요가 수업을 들었다.

무위의 상태. 생각이 이때만큼은 비켜 간다. 떠올랐다가 흩어진다.  

요가매트 안 만큼의 평온함이다.


낮에는 비가 찔끔하더니.. 이제는 폭염이다. 찌는듯한 더위가. 밀려온다.

하늘의 무거운 먹구름이. 흙탕물이 가득 찬 강물이. 이글거리는 태양이... 날씨가, 대자연이. 나와 가장 가까이 있다.  

날씨가 일상을 압도하면 사람과는 멀어진다. 스트레스도 일단 밀어둔다.

남과, 일터와 멀어진다는 것은.

나의 본연의 것을 자꾸 찾게 한다. 뭣이 중헌대.. 를 자꾸 묻게 한다.


무기력. 무력감... 에 침잠하는 여름이다.

생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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