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유(14)
아침저녁 바람이 달라졌다. 제법 선선하다. 숨이 턱 막힐듯한 찐득찐득함도 좀 나아졌다. 제법 쾌적하다. 하늘도 높다. 솜뭉치처럼 퍼져있는 구름도 내가 익히 기억하는 모습이다. 가을이 오고 있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지독했던 이번 여름.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소나기, 폭우. 밖에 나가기만 해도 땀이 주룩. 숨 막히는 더위에 에어컨을 끼고 살았다. 집 밖에 잘 나가지 않았다. 어디 떠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비 그리고 장마. 물에 젖은 솜 같은 무기력, 무력감이 엄습했다. 날씨 탓인지 내 상황 탓인지. 날씨가 더 돋운 거랄지. 답답했다.
그래서 이 계절 참 반갑다. 이 하늘, 이 바람. 애타게 기다렸던 다음 계절, 다음 챕터다. 이 혹독한 여름을 살아낸 내가 참 기특하다. 이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에 나는 좋은 일이 막 생길지도 모른다고 기대해 본다. 가을은 또 수확의 계절. 준비한 프로젝트 결과물이 나온다. 성과를 내고 반응을 듣고. 열심히 일하고. 좋은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면.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요가하고 명상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지낸다면. 난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이곳의 당신은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같은 행동을 할 것입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고 당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했던 최선의 선택입니다. 그렇게 아무도, 그 누구도 당신의 존엄성과 인간성을 해치지 못하는, 당신의 세계가 옵니다. 자신의 선택을 계속해서 의심하느라 과거에 묶여 있지 마세요. 또다시 후회할까 싶어 미래의 결정들을 미루고 있지 말아요. 당신은 늘 고통스러울 정도로 고민했고 단 한 번도 무신경하게 결심한 적이 없었으며 늘 책임지려 했습니다. 그렇게 당신 모든 순간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출처:중앙일보]"
[허지원의 마음상담소] 그게 바로 당신이니까 | 중앙일보 (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