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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Sep 09. 2024

공공연한 비밀...무능력자는 언터처블?

인간관계(14)-회사 편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는 일을 안 한다. 원래 어디서든 안한다.

회사에 그렇게 오래 다녔음에도, 아니 그렇게 오래 다녔으므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난 듯.


일을 안 한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기준점이 낮은 듯) 자기 고집이 세다. 결정적으로 남이 일을 하는 것을 보고도. 눈치껏.이란 없다. 누군가 싫은 티, 싫은 소리를 해도 타격감이 없다. 그냥 여전히 마이 웨이. 남보다 늦게 나오고 알 수 없는 퇴근시간인데. 난 좀 더 있다 간다.. 는 말로 면피를 하려 한다. (낮에 안하던 일을 밤에 할까.) 할 만큼 했다고 한다. 출근을 안 한다. 재택? 할 수도 있겠지. 그럼 성과물을 가져와야지. 이쯤 되면 일을 하고 안 하고는 근태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는 사무실에 없어도 밖에서도 일을 한다는 걸 다들 안다. 그렇지만 그는 일을 안 한다. 회사에서도 안 하고. 밖에서도 안 하는데 근태까지 안 좋은 거다.


근데 왜 당당한 건데. 숟가락 얹어놓으면 나올 결과물인지라. 밖에 나가면 그저 자기 업적인 양 잘난 척이다. 그런데 아무도 말을 안 한다. 윗 선배들은 굳이 갈등상황을 만들기 싫은 거다. 아랫사람? 윗 선배도 가만히 있으니 말을 할 수가 있나.


그런데 이 얘기가, 비단 이 팀에서만의 얘기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렇게 일을 안 한다고. 안 봐도 거기서 일을 안 하고 지내는 걸 안다고 한다. 그러면 인사권자는 왜? 그 사람을 여기로 보냈나. 다른 사람에게 일이 전가되는데. 그저 허허실실. 적당히 숨만 쉬고 인적 구성만 채우는 게 역할인가.


회사를 어떻게 그렇게 오래 다녔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누군가는 단호히 팀에서 빼야 한다, 잘라야 한다, 하는데. 누군가는 그래도 고쳐쓸 수밖에.라고 말한다. 사람이 고쳐쓸 수가 있나. 안되는 걸 알지 않나. 그러면 같이 있는 팀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데. 아무도 왜 그에게 싫은 소리를 안 하나, 그저 갈등만 피하면 되는 건 학교 아닌가. 누군가 조용히 희생하면 그냥 넘어갈 일인 건가. 그는 숟가락만 얹어놓고 대강 다니다 결과물에 대한 콩고물까지 받아먹을 텐데. 무능력자는, 불성실한 자는 그냥 언터쳐블인가. 어느 회사나 부서나 한 명씩은 있다는 그 사람. 왜 맘고생은 다른 사람의 몫인가. 책임과 불안은 다른 성실한 사람의 몫인가. 인류의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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