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나를 속인 자유의지를 버리고, 환경설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밥은 그냥 먹니? 밥상을 준비해야지 밥을 먹지!"
내가 퍼스널 브랜딩을 실행할 필요성과 명분이 두드러짐과 동시에 '내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전달하고픈 뚜렷한 메시지의 본질과 핵심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했다.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계정을 운영하고, 꾸준히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이어나가는 방법은 뭘까?' 여럿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계발 #동기부여 #퍼스널브랜딩 알고리즘이 소개하는 계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한 사람들의 계정을 살펴보니 꾸준한 포스팅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본질을 담은 메시지를 중심으로 글 또는 그림, 영상으로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 카드뉴스? 릴스? 해봐야지!' 잠들었던 열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전보다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시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스스럼없이 뽐내고, 스토리를 쌓아가는 모습이 부럽고, 질투가 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그들의 꾸준한 실행력, 소통,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을 추구해 나간 결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의 성공한 단면만 보려는 마음을 한풀 꺾고, 바라보기로 했다.
그제야 그들이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준비하며 밟아온 길이 보였다. 찐 팬을 모으며 수요에 따라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기도 하고, 피드에 올리는 글조각을 모아 책 출간과 강연진행 등 자신만의 탄탄한 스토리를 쌓아 올리기 위해 그동안 실패와 인내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참을성과 꾸준함이 가미된 시간과 노력을 결과가 좋든 나쁘든 행동했기에 나타나는 보완점을 찾아낼 수 있었을 테고, 개선해왔기에 자신만의 브랜딩을 단단히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울퉁불퉁한 길을 딛고 올라서기 반복한 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스포트라이트에 비친 최종 모습만을 보고, 그들의 성공을 열망하고 있진 않나?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무슨 깡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시작하려 했지?', '나 진짜 하고 싶긴 한 걸까?'
직장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이 시간에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콘텐츠를 만들면 좋을 텐데.', '업무가 끝이 없네. 제발 마음 편히 쉬면서 내 시간을 가지고 싶다.', '언제까지 타인의 눈치만 살피면서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막상 일을 그만두고, 시간적 여유가 기자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퇴사 후, 시간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누워있는 안락함과 업무에 힘을 쏟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에 갇혀있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당차게 “내 퍼스널브랜딩 만들 거야!”
외치던 뻔뻔함과 근자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전의 관성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열정의 불을 사그라들게 만들었다.
어떻게 구축하고, 실행하며 소개할지에 대한 고민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타인에게 온전한 나를 드러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덮쳤고,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필요로 할까? 나를 봐줄까? 겁이 나기 시작했다. 시작도 전에 혼자 의미 없는 두려움을 키워나간 것이다.
혼자 열정에 불타오르다 이런저런 걱정과 불안으로 지친 스스로를 보면서 어이없고, 너털웃음이 났다. 준비만 백날천날해봤자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니 완벽주의 준비자에서 완료주의 실천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완료주의 실천자가 된다는 것은 여태까지 살아온 관성을 바꿀 환경을 새로운 방식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라톤 출발에 앞서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준비운동이 필요하듯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긴 마라톤을 뛰기 전, 나만의 차별화된 무기 준비와 환경설정을 하기로 했다.
바로 책그램(책+인스타그램), 오프라인 모임 참여, 아침운동이다.
1. 책그램
우선 내가 좋아하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걸 먼저 업로드해 보기로 했다. 대학생 시절, 나는 블로그를 이용하여 서평단에 참여하는 걸 좋아했다. 퍼스널 브랜딩의 목적과 타깃 등을 정할 때까지 책에 대한 서평으로 인스타그램을 먼저 시작해 보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출판사 중 서평단을 구하는 출판사에 여러 곳 지원해 봤으며 그 결과, 1분기(1~3월) 8권의 책을 받아 서평을 작성할 수 있었다.
2. 오프라인 모임 참여
서평작성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운 좋게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만났다. 주로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된 주제도 주를 이루었고, 참여하신 분들 모두 퍼스널 브랜딩 혹은 자기 계발, 성장에 진심이신 분들이었다.
독서모임에 강연자로 오시는 인플루언서분들은 독서모임의 주최자인 종코(@re.jongkko)님이 직접 제안서를 작성하여 모신 분들이었다.
월 1회, 총 3번 독서모임에 참여하며 종코님의 기획력과 제안력, 추진력 및 리더십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분들의 강연을 듣고, 각 회차마다 선정된 책과 관련된 발제문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쌍방향 소통을 하며 느낀 점은 좀 더 많은 모임에 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봐야겠다는 동기가 생긴 순간이었다.
직장에 다니다 보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밖에 없고, 대화의 주제가 한정되어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과 대화할 기회를 잃을 수밖에 없다.
안전한 공간에서 발을 하나 내미는데 용기보다는 두려움이 두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두려움이라는 진흙을 떨쳐내기 위해 무던한 움직임과 큰 용기가 필요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참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막상 진흙을 걷어내 보면 생각했던 두려움은 내가 던져주는 불안과 우울을 먹고, 몸집만 키워대던 허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평지로 나와보니 직장 안만 있었다면 몰랐을 세상이 펼쳐지고,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알게 되며 내가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변화를 저지하는 보호막을 한 꺼풀 벗겨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3. 체력 기르기
남은 하나는 체력이라는 녀석이다.
저질체력.. 체력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운동하지 않은 나한테 섭섭하다. 누워서 흐리멍덩하게 86,400초 시간 병정들을 흘러 보내길 여러 번. 어느새 성은 금이 가고, 무너져 가고 있었다.
체력은 평소에 아침운동을 나가고 있던 아빠와 함께 평일동안 오전 5시 30분에는 꼭 나가야 한다는 환경설정을 해두었다.
인생 27년 차 처음으로 아침 헬스, 대부분이 잠든 시간에 일어나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 잠들어있던 근육들을 깨우기엔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9월, 10월 10km 마라톤 도전을 목표로 세운만큼 미래의 나에게 더 이상 짐을 얹기보다 이제는 스스로 네 의지로 달려가보라 힘을 실어주고 싶다. 감기는 눈꺼풀과 쉴 틈 없이 하품을 내뿜는 입, 살살 운동하려 꾀병 부리려는 몸을 이끌고 평일 하루하루를 1주 차엔 꾸역꾸역 보내다 어느새 한 달을 채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