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 전, 나를 각성시켜줄 오프라인 모임을 찾다. >
"퇴사를 선택하고, 퇴사 두달 전까지 평소보다 훨씬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여러 가지 업무와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아이들을 여럿 돌보다보니 고된 순간들이 있었지만 나름,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볼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는 지쳐있던 마음을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가득 차도록 만들어줍니다. 마치 아기강아지가 우리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늠름한 강아지의 모습으로 성장했을 때, 느끼는 대견함처럼 말이예요:)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이 좋아요!" 재잘재잘 이야기하며 안아줄 때는 그 날 사랑의 배터리를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놀이에 관심을 가질까? 어떻게 놀이를 지원해주면 좋을까? 아이들이 실외놀이터 가고 싶어하는데 오늘은 미세먼지농도가 괜찮나? 오늘은 친구가 컨디션이 안 좋은가보네. 친구가 재미있어할만한 놀이를 찾아봐야겠다.' 오전일과 중 수많은 고민과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하원할 땐 일과를 부모님께 전달하고, 다른 업무를 체크합니다. 준비해야 할 행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언제까지 마감날짜가 언젠지, 청소와 교구소독, 내일은 어떤 수업준비를 하면 좋을지 등 하나씩 일을 처리하다보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가끔은 지치고, 막막하게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퇴사 두달 전은 조금 달랐어요.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가 생겼습니다. 5년 전, 취준생 시절로 거슬러 올러가보았습니다. 경기도에서 살다보니 비교적 오프라인 모임을 구축하기엔 거리가 멀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정말 말그대로 가슴 한켠에 묻어두었던 꿈이었는데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코로나도 거의 풀렸겠다 꿈에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합니다. 알고리즘 이 녀석에 역할이 큰 시점이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동기부여, 자기계발, 퍼스널브랜딩이 떠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알고리즘은 제가 좋아하는 키워드에 비슷한 결을 가진 인플루언서분들을 추천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첫 시작은 팔로우하던 인플루언서분의 sns에서 직장인 솔로 남녀 30명이 카페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연말모임 모집이 눈에 띄었을 때부터였습니다. 질문카드( 연애&이성관 / 재테크&경제관념 / 연말이야기 )를 활용하여 돌아가며 이야기나누는 모임이였고, 매회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참여하는 듯 했습니다. 자기 전에 게시물을 확인했던지라 '내가 가서 새로운 사람이랑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 내성적인데... 근데 가보면 좋긴 하겠다.' 자신감이 쏙 들어가서 신청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니 '참여조건에 직장인이여야 하고, 나이제한도 있는데 지금 나한테 딱 맞는 조건이잖아. 두달 뒤면 일도 그만두는데 일 그만두면 선택의 여지도 없어. 계속 생각나는 거 보니까 그냥 눈 딱 감고 신청해보자.'
2022년 12월 31일, 그렇게 첫 오프라인 모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