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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 달 살기(Day2)

근데 이제 19개월 아가와 3살 강아지도 데리고

by 승혜

이 이야기는 2023년 8월 15일부터 9월 16일까지 파리에서 보냈던 우리 가족의 기록입니다.




Day2.

다음날 11시간 숙면 후 다 같이 7시에 눈을 떠 조식을 먹으러 갔다. 한국에서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것..! 온 가족(댕댕 포함)의 호텔조식이라니..! 믿기지 않아서 호텔 예약하면서 물어보고, 체크인하면서 물어보고, 혹시 몰라 당일 아침 다시 전화해서 정말로 강아지와 함께 조식 먹으러 가도 되는지 물어봤다. 답은 언제나 Sure! 였다. 정말 프랑스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8103C410-C623-4C9B-B9F1-26EA65023F40_1_105_c.jpeg 파리에서의 행복한 첫 아침식사


우리는 공항 앞에 위치한 풀먼호텔(풀네임은 풀먼 파리 루아시 샤를드골 에어포트)에 묵었는데 공항에서 무료 셔틀을 타고 가면 금방이다. 공항 근처에 많은 호텔이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풀먼과 홀리데이인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풀먼이 셔틀에서 내리면 바로 코앞이라는 점과 아무래도 조식 등의 퀄리티가 더 높고, 당시 부킹닷컴 평점도 높았다. 가족 단위가 머물기에 더 좋은 조건으로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에 런던을 여행하면서 풀먼호텔에 머문 기억이 좋았다. 아이는 납작 복숭아와 요거트, 와플과 브리오슈 그리고 크레페와 구운 야채들까지 다 맛있게 먹었다. 우리 또한 프랑스식 스크램블에그를 포함해서 프랑스 빵들과 버터와.. 암튼 숙면 후의 굉장한 아침식사였다.


이전 편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우리가 도착 후 공항 근처 숙소를 예약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4시간의 비행 끝에 에어비앤비로 바로 가면 절대 편하게 잘 수 없을 것이다.
가자마자 짐 풀고 청소(K부모는 에어비앤비 청소상태를 믿지 않아..)도 하고
애들 씻기고 뭐 여차저차할게 분명한 성격..
당장 다음날 아침식사는 어쩔 것이며..


대충 이런 고민을 하다가 첫날은 공항 앞 호텔 숙박으로 결정했는데 정말 굿초이스였다. 깨끗한 침대에서 다 같이 자고 일어나서 남이 해준 아침 먹고 호텔 앞에 산책 조금 하고 체력을 조금 충전하니 여행을 제대로 시작할 힘이 생겼다.


63399D1D-702E-41AA-A482-85685F9EC8D8_1_105_c.jpeg 잘 쉬고 호텔 앞에서 우버 기다리는 중!


호텔에서 숙소가 있는 16구까지는 거의 1시간 정도 거리였다.(한화 15만 원가량 나온 것으로 기억) 우리처럼 강아지를 동반한 여행객들은 우버를 부를 때 우버펫 옵션을 선택해서 차량을 예약해야 한다. 그러면 가격이 조금 더 비싸지만 택시 등 차량에 동물 운반을 허용하지 않는 기사님들도 많으니 필수적이고 피차 편리한 시스템이다. 미리 밝혀두자면 우버값으로 한 달 동안 한화 300만 원 정도는 쓴 것 같다. 아이와 강아지를 데리고 파리 지리에 밝지도 않은 우리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우버로 빠르고 편하게 다니자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었고 그 돈은 필히 썼어야 했던 돈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


숙소에 도착하니 관리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초고속으로 숙소 사용법을 알려주고 떠났다. 일단 에어비앤비에서 봤던 사진 그대로 정말 넓고 아늑한 숙소였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청소 컨디션을 믿을 수 없는 K-부모는 물티슈를 꺼내 들고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바닥은 당연히 더러웠고, 남편은 무릎이 까지도록 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아이가 에어비앤비로 가는 우버 안에서 낮잠을 자 주었기 때문…! 다행히 우리는 속전속결로 짐정리와 청소를 끝낼 수 있었다. 우리의 숙소는 2개의 침실과 거실(에 연결된 작은 주방과 다이닝공간) 그리고 화장실이 있는 꽤 넉넉한 공간이었다. 방 두 개 중 하나는 창고로, 하나는 가족침실로 사용하기로 했고 화장실을 둘러보고 당장 장을 봐와야 하는 목록들을 작성했다.



18FB1C5B-7D79-48B9-B456-8FC9E336AA14_1_102_o.jpeg 한 달 동안 '파리 우리 집'이었던 숙소



정리가 끝나가니 아이가 잠에서 깼고 한국에서 준비해 온 초반 비상식량을 풀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첫 외출을 했다. 바이오쿱(Biocoop)이라는 유기농 식료품점이 집에서 제일 가까워 거기에서 대강 식재료+생필품을 사고 동네 공원의 위치를 파악했다. 첫 외출은 마트와 공원산책! 16구에 위치한 우리 숙소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공원이 있고, 조금만 걸어가면 미라보 다리에서 에펠탑이 보인다. 그 다리를 건너서 조금 걸어가면 백화점과 몰이 있어서 비 오는 날이나 너무 더운 날 피신하기에도 좋았다. 동네 마트는 모두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 물어봐도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셨다. 이 날은 장본 것들을 집에 가져다 두고 바로 공원에 가서 동네 산책으로 제대로 된 여행의 첫날을 보냈다.


DE2C562E-9C91-40EB-96C5-A3F51DE4803F_1_105_c.jpeg 첫 외출 기념사진!


즐거운 여행의 시작이었다.


⬇️이 날의 기록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클릭!⬇️

ʜᴏʟɪᴅᴀʏ ɪɴ ᴘᴀʀɪs�� ᴅᴀʏ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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