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호텔 & 리조트 그룹의 ‘젠(JEN)’
안녕하세요, 글 쓰는 호텔리어 에이프릴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2편에 걸쳐 저의 팬심이 가득 담긴 럭셔리 호텔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빌 벤슬리’와 그의 대표 호텔 작품들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 탄생한 브랜드로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공간이자 더 큰 공동체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샹그릴라 그룹의 ‘젠(JEN)’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비의 핵심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를 위해 다양한 호텔 그룹에서 새로운 세대를 타깃으로 한 호텔 브랜드를 대중에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시아의 럭셔리 호텔 체인으로 클래식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샹그릴라 그룹에서도 지난 2014년 New Jeneration (호텔 젠의 새로운 세대라는 의미를 넣어 G가 아닌 J로 시작하는 제너레이션을 표현함)를 위한 브랜드를 만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호텔 젠 바이 샹그릴라 (Hotel Jen by Shangri-La, 이하 호텔 젠)’를 탄생시키게 됩니다.
이후 새로운 호텔을 하나씩 오픈하기보다는 원래 보유하고 있던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주요 마켓이던 ‘트레이더스(Traders)’ 호텔 브랜드의 이름표로 달고 있던 대부분의 프로퍼티들을 ‘호텔 젠’의 콘셉트에 걸맞게 리노베이션과 리브랜딩을 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게 됩니다.
동시에 몇몇 프로퍼티들을 새롭게 추가시켜 현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총 9개의 프로퍼티가 있는데요, 없어질 줄 알았던 트레이더스는 아직도 KL, 아부다비, 창저우 이렇게 3곳의 도시에 남아있답니다.
브랜드의 설립부터 지난해까지는 호텔 젠으로 불리며 알파벳 대문자 J를 호텔의 메인 로고로 사용해 왔는데요, 삶과 여행 그리고 모험을 즐기는 전문 호텔리어 ‘JEN’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친근한 콘셉트로 고객에게 다가갑니다.
호텔의 곳곳에서 ‘I, my, me’와 같은 1인칭 시점을 이용해 고객과 대화하듯 가상의 인물인 젠으로부터 메시지를 호텔 안내문으로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샹그릴라 그룹의 50주년을 맞이하며 로고를 전면 교체하며 ‘젠(JEN)’으로만 불리게 되었는데요, 새로운 로고의 이미지는 사람(人)과 숫자 2(二)의 결합인 한자 인(仁) 사이에 영어로 JEN을 넣어서 바이링구얼 로고로 새롭게 탄생하였답니다.
또한 두 사람이 만나면 연결이 이루어지고 공동체가 탄생한다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호텔에서 숙박뿐만이 아닌 일하고 여가와 삶,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공간으로의 업그레이드,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한 연결로의 확장을 추구합니다.
오픈부터 지금까지 싱가포르의 젠 탕글린과 젠 오차드 게이트웨이 두 곳의 호텔이 파일럿 호텔로서 브랜드가 추구하고 자는 콘셉트와 이미지를 전달해 왔는데요, 이번 로고 변경과 함께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수정되어 홍콩과 베이징 두 곳의 젠이 새로운 파일럿 호텔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젠 홍콩은 2번째 리노베이션이 진행 중이고요, 베이징의 경우 이미 지난 2017년 이런 새로운 변화를 반영한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재 젠의 뉴 파일럿 호텔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젠의 대표 프로퍼티를 하나씩 살펴보며 브랜드의 캐릭터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은 과거 꽤 오랫동안 트레이더스 호텔로 운영되어 왔던 곳인데요, 주변에 싱가포르 관광청 및 대사관 등 관공서가 많은 곳이라 오랫동안 리노베이션을 하지 않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였던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항상 넘쳐흘렀답니다.
하지만 젠으로 리브랜딩이 확정된 후 로컬 터치를 적극 반영한 리노베이션을 통해 전 브랜드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큰 변신을 하였는데요, 특히 공항을 모티브로 한 로비의 변신은 한눈에 시선을 끌어들입니다.
여행 가방을 겹겹이 쌓아 올린 프런트는 고객과의 인터랙션을 강조하여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있고요, 로비의 소파는 공항의 수화물 찾는 곳의 벨트를, 천장의 조명은 랜딩을 기다리는 비행기의 날개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호텔 안에서 인테리어로 자주 사용되는 아이템으로 자전거를 사용하였는데요, 특히 로비의 카페는 자전거가 테이블 다리가 되어 트랙을 달리는 것처럼 표현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로비 엘리베이터 옆에는 자전거를 벽에 매달아 두어 고객들이 유니크한 사진을 찍어서 SNS에 포스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호텔에서는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주기도 하는데요, 자전거로 5분 거리에 2000종의 오키드 정원이 있는 싱가포르 보타닉가든과 자전거 트랙이 있어 싱가포르의 거리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또한 로비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로봇 버틀러입니다. 젠 싱가포르 탕글린에는 여성 로봇인 제나(Jena)가 있고, 남성 로봇은 제노(Jeno)는 젠 싱가포르 오차드 게이트웨이에 상주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로봇 버틀러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호텔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젠의 경우 이미 2017년부터 로봇 버틀러를 도입하여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제나를 활용해 객실로 음식을 딜리버리를 하는 Jena’s Supper Menu를 룸서비스 메뉴와 별개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젠 탕글린의 객실에 들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로 포인트를 준 벽지 디자인인데요, 오키드, 숍 하우스 창문, 금붕어, 자전거의 4가지 테마를 이용하여 각각의 객실에 다양성을 주었습니다.
또한 객실은 제한된 크기를 최대한 활용해 조금이나마 더 넓은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데요, 예를 들자면, 미니바와 클로젯, 러기지 랙을 하나의 공간으로 마련해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였고, 책상과 침대는 플로팅 타입으로 디자인하여 바닥면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이곳은 리브랜딩을 거친 곳이 아닌 새롭게 추가된 프로퍼티인데요, 특히 호텔의 위치가 탑 오브 탑으로 싱가포르 MRT 서머셋 역의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역사에서 호텔 로비로 직통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호텔이 위치한 건물 아래로는 다양한 패션 브랜드 관, 카페와 맛집 외에도 인스타그램 핫스폿인 library @ orchard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호텔에는 또한 색다른 이벤트 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 두 곳이 있는데요, 먼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는 물론 싱가포르의 시티뷰를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 수영장이 있습니다. 오차드의 빌딩 숲 사이에서 세련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칵테일파티로 자주 이용되는 곳이랍니다.
또한 호텔의 상주한 건물과 오차드 도로의 길 건너편의 건물을 연결하는 유리 다리 위에서 스페셜 한 만찬을 즐길 수 있는데요, 특히 오차드 도로 전체가 크리스마스 장식과 조명으로 도배되는 연말연시에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랍니다.
이곳에서는 일반 호텔에서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아이템들이 준비되어 있어 살짝 놀랄 수도 있는데요, 먼저 로비에는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러기지 카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호텔에 벨 데스크가 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카트를 이용해 짐을 옮기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또한 각 객실 층의 복도마다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또한 샹그릴라의 로열티 멤버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웰컴 프루츠와 같은 경우 마치 스타벅스에서 파는 과일 컵처럼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커팅하여 미니바 안에 셋업 해 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 제공되는 실용적인 서비스로 로비, 라운지, 레스토랑 등 모든 공용 장소에서는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충전할 수 있는 스테이션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고요, 런드리 서비스의 경우 각각의 아이템으로 하나씩 가격을 매기는 것이 아닌 런드리 백 하나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겨 리즈너블 한 요금으로 호텔 런드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답니다.
원래 베이징에는 트레이더스 호텔에서 리브랜딩 된 ‘호텔 젠 어퍼 이스트 베이징’ 호텔이 있었는데요, 지난 2016년 12월 경에 문을 닫고 완벽히 새롭고 새로운 세대가 좋아할 요소들을 가득 담은 호텔 젠인 ‘젠 베이징’이 2017년 새롭게 오픈하였습니다.
현재 총 9개의 호텔 젠 프로퍼티 중 가장 핫한 이곳은 우선 객실 크기가 웬만한 5성 호텔 객실보다 큰 40sqm으로 시작하며 객실 디자인은 모던하고 심플한데요, 침대 헤드 쪽에는 동양적인 요소를 가미한 오버사이즈 그림을 통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젠 베이징이 다른 젠 호텔에서는 아직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큰 특징을 뽑자면 넓은 코워킹 스페이스와 대규모의 피트니스센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인데요, 먼저 두 곳 모두 24/7 오픈해 유연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어 고객들이 호텔에 체류하면서 자신들의 워크 라이프 밸런스와 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이곳은 4성 호텔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럭셔리한 피트니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이곳을 샷 아웃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한눈에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호텔이 운영하는 비어 스미스(Beersmith)라는 크래프트 맥주 바가 있는데요, 그 규모가 250석으로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와! 진짜 중국은 규모로는 쉽게 따라잡을 수가 없네요.
이곳처럼 호텔 안에 일과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마련함으로써 일상에서 벗어나 영감을 얻고 재충전을 하며 즐겁게 일 하고 놀며 여행할 수 있도록, 호텔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새로운 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새롭게 지정된 젠의 파일럿 호텔로서 새로운 어메니티도 선보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일회용 욕실 어메니티 사용을 멈추고 대용량 어메니티로 바꾸고, 무료로 제공되는 플라스틱 물 대신 내용물이 없는 유리병을 객실에 셋업 하여 각층마다 설치된 정수기를 통해서 물을 제공하는 등의 친환경적인 어메니티로 변경되었답니다.
현재 젠은 과도기의 상태이지만, 앞으로 디자인 및 라이프 스타일 중심으로 새롭게 성장할 모습이 기대되는 브랜드입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다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