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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채식인 Sep 01. 2020

 한 달에 보험비가 150만원?

진짜 보험은 보험 회사에 내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내야 한다

요즘 워낙에 먹방이 대세인가 보다. Tv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SNS에도 먹방계 스타들이 많다. 이젠 하다못해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루는 지인이 본인이 시켜 먹은 엄청난 음식 리스트를 자랑거리로 보여줬다. 음식 리스트는 모두 배달 음식이다. 배달 어플에는 본인이 시켜 먹은 음식을 리스트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기능이 있었다. 내 바람은 그 리스트를 보면서 그간 들어간 식비와 먹은 음식이 과연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루는 지인이 신용카드 한 장을 나한테 보여줬다. 갑자기 왜 신용카드를 보여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들여다보는데, 신용카드가 아니고 00회사의 보험카드였다. '보험이 이렇게 카드 형태로도 나오는구나' 하면서 신기하게 구경을 하고 있으니까 "이 보험 얼만지 알아?" 하고 묻는다. 뭐 보험이 비싸야 얼마나 할까? 넉넉잡아 50만 원이라고 했더니 코웃음을 쳤다. 뭐? 50만 원? 100만 원 더 써봐. 그렇다 그 지인은 한 달에 150만 원짜리 보험을 가입했던 것이다. 세상에나...




대체 무슨 보험이길래 그렇게 비싸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다 외우진 못하는데 웬만한 건 다 된단다. 아무렴 월 150만 원인데 보장이 안되는 게 있으면 안 되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응급 시에는 전화 한 통이면 자기를 데리러 특별히 마련된 응급차가 출동을 한단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보장 내용들을 자랑처럼 이야기했다. 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긴 하지만 보험이라는 것이 과연 비싸고 보장 범위가 넓다고 해서 좋은 것일까? 그리고 보험은 본인이 혹시나 모를 중증질병에 걸려 금전적으로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서는 드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너무나 많은 돈을 보험에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평소 그가 자랑처럼 보여주는 배달 어플 안의 주문 리스트가 생각나면서 오히려 그가 보험에 들어가는 돈을 먹는 것에 투자했으면 했다. 조금 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었으면 했다. 왜냐면 앞에서 말했듯이 보험은 유사시를 대비해서 가입하는 것이지 보험이 지금 내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줄까? 바로 음식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말이다. 매일 하는 것이 우리를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비싼 보험을 가입한다고 한들 누구나 알고 있는 몸에 좋지 않은 가공식품을 매일 먹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중요한 것은 응급상황에 나를 위해 마련된 앰뷸런스가 출동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앰뷸런스가까지 출동할 필요가 있는 응급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보험은 무엇일까? <환자 혁명>의 저자 조한경 박사님은 자신의 저서에서 "진정한 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훨씬 더 확실한 보험이다. 1년에 한 번 하는 정기검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먹는 음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쯤 해서 우리는 자신의 건강을 위한 진정한 보험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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