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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인간 Nov 10. 2021

계층이 만들어지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 steinchen, 출처 Pixabay

사람들 사이에서 계층이 만들어지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은 바로 자신의 생존과 번식(DNA 보존)을 추구하는 인간의 동물적인 본능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생존에 유리한 것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본능은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가려고 노력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사람들은 기뻐하고 흥분한다. 반대로 그렇게 되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슬퍼하고 불안해한다.



사람들은 성격, 능력 등 가지고 태어난 조건들이 각자 다르다. 누군가는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 것을 차지하고 생존에 위협이 되는 것을 회피하기에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다. 반면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사람들은 더 많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났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게 되면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자원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부터 계층이 만들어진다.




ⓒ Michael_Laut, 출처 Pixabay

이렇게 만들어진 계층은 세대가 지날수록 더욱 공고해진다. 왜냐하면 유전적으로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모가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식을 낳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DNA 보존을 위한 본능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거의 모든 부모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자식이 잘 생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부모는 자식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DNA 보존)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잘 알려져 있듯이 침팬지나 개미 같은 동물들도 그들의 사회에서 계급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생존과 번식(DNA 보존)을 추구하는 본능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본능으로부터 모든 생각, 감정, 행동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문명이 만들어진다. 계층 역시 이러한 본능 때문에 만들어진다.



계층의 존재가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계층이 만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모두 똑같이 노력하면 모두 똑같은 계층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문제다. 현실적으로 모두 똑같이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똑같은 계층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부모의 계층을 포함해서 타고난 조건, 처해있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노력을 한다고 해도 성취할 수 있는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노력을 잘 하는 태도 자체가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만약 모두 똑같은 조건을 타고나고 모두 똑같은 노력을 해서, 결국 모두 똑같은 계층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사람들이 원했던 결과인지에 대한 것도 의문이다. 사람들이 노력하는 이유는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가서 더 많은 자원을 차지하려는 것일 텐데 결과적으로 모두 똑같은 계층에서 살아가게 된다면 차지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결국 그 안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계층이 나누어지지 않을까?




ⓒ giselaatje, 출처 Pixabay

결국 계층은 어쩔 수 없이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하는 것이라고 인정해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소위 말해 낮은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일지라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좋지 못한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그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기본적인 삶의 지지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방식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그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식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겠지만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원의 재분배가 필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모든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DNA 보존)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존, 그리고 자기 자식의 생존이다. 현재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누구나 본능적으로 자신과 자기 자식의 생존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베푸는 일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 간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많은 자원을 독차지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원을 베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왜 자신의 생존에 더 유리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런 과정 없이 모든 사람들이 기쁜 마음을 가지고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양보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계층이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진정한 의미의 공존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은 합리적인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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