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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메리 Oct 09. 2022

어른은 어떻게 친구를 사귀나요?

뉴욕타임즈가 알려준 두 세가지 방법


네가 떠나면 남겨진 내가


너무... 외롭다. 매일같이 카톡을 주고받던 구 직장동료가 퇴사를 한 어느날이었다. 출근 후, 점심시간, 퇴근시간. 매번 일정한 시간에 뻐꾸기시계 마냥 울리던 카톡은 이제 울리지않았다. 물론 내가 먼저 연락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직장인의 카톡이라고 해봤자 '오늘 점심 메뉴 뭐야?' 정도의 시시껄렁한 것이었고, 모처럼의 자유를 누리고 있을 그녀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허하고, 날은 추워지고. 나는 외로움에 휩싸였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볼까 해


직장에선 일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과가 아니었다. 내가 거쳐온 모든 직장에서 '절친'이라 불릴만한 이가 있었다. 직장상사를 욕하고, 퇴근 후나 주말에도 만나서 이야기하고, 같이 영화도 보고 놀러도 가는 그런 사이. 그런 사람이 있어야 회사에 '다닐 맛' 이 났다.


안 되겠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지.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외로움에 일주일간 몸서리치다가 결심했다. 타겟(?)은 업무상 알게된 타부서 사람이었다. 우리에게는 약간의 공통점이 있었고, 성격도 인상도 좋아보여 친구가 되고 싶었다. 하늘이 도우사 자연스레 마주칠 기회가 생긴 어느날. '차 한잔 해요~' 라고 멘트를 날렸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차를 마셨다. 생각보다 말이 더 잘통했고 많이 웃었다. 너무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하지?


솔직히 그 이후로 파바박 친해질 줄 알았다. 근데... 오며가며 얼굴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부서도 다르고. 겨우 '차 한잔한 사이'라는 관계의 빈약함으로 다가가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와... 이거 뭐지? 이 다음엔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굳이 급하게 다가갈 생각은 없었지만 어렵게 조금 친해졌는데 유야무야 될까봐 두렵기는 했다. 이런걸 가르쳐주는 사람은 정말 없는거야? 그때 제목이 유독 눈에 띄는 기사를 발견했다.




뉴욕타임즈가 가라사대


How to make and keep friends in Adulthood. 유레카! 이러려고 영어 공부를 했었나보다. 나는 실로 몇년만에 길고 긴 영어문장을 더듬더듬 읽어내려갔다.


1. 최근에 이사를 하거나, 이별을 했거나,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친구를 사귀는데 보다 열려있다.

- 맞는 말이었다. 나도 이직을 했으니 이렇게 친구가 궁한 것이었다.


2. '친한 친구가 없다' 고 응답한 미국인은 1990년에는 3%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12%로 늘었다

- 나는 친한 친구가 꽤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각자의 삶이 바빴고, 나와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조직안에서의 친구가 필요했다.


3. '위험규제이론' 에 따라 사람은 얼마만큼 관계에 투자할지를 결정한다 : 거절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관계에 투자하지 않는다. 반대로 '나는 당신을 거절하지 않아요. 난 당신이 좋아요' 라고 티를 내면 친구를 사귈 가능성은 높아진다 

- 그건 그렇다. 내 경험상 회사에서 절친을 사귈 수 있었던 비결(?)은 내가 먼저 들이댔기 때문이었다. 나는 누군가랑 친해지고싶으면 항상 '친해지고 싶어요' 라는 티를 냈다. 그럼 대개 상대도 마음을 열었다. 성인이 되어서 그런식으로 다가오는 이는 흔치 않다. 자기 좋다는 사람, 굳이 싫다는 이가 있을까. 나는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고 (적당한 지적수준과 유머감각을 갖췄다) 그래서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호감을 얻을 수 있었다.


4. 정기적인 모임에 나가라 : "단순 노출 효과" 로 사람은 자주 보는 사람과 친해진다.

- 사실... 내가 지금 잘 안되고 있는 부분이 이거였다. 그러고보니 지난 직장에서 친해진 친구들과는 그들의 정기 술자리에 내가 낄 수 있었던것이 주효했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 사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 그걸 어떻게 만들지? 지금 직장에서 '차 한잔한 사이' 인 분은 그랬다. 술은 커녕 얼굴한번 보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만나지? 이게 안되는데 이걸 하라고 하네…




친구를 사귀는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을 찾아서
자주 얼굴을 비추고
친구가 되고싶다고 마음을 표현해라


기사를 요약하자면 그랬다. 모든일이 그렇듯, 뭐 대단한 비책이 있는건 아니었다. 사람 사귀는게 그렇지.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을리가 있나. 개인적으로는 '나는 리트리버다!' 하는 마음으로 꼬리를 붕붕 흔드는게 효과가 있었던거 같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을 연예인보듯 대하는것도 방법이었다. 물론 가끔씩은 '내가 뭣하러 이렇게까지 애를 쓰나'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하지만 인생은 선택이고 얻고 싶은게 있으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내게는 다섯명의 친한 친구가 있고   3명은 직장에서 이런 노력으로 얻은 인연이다. 그들이 얼마나 좋은지. 친구가 주는 유익과 기쁨을 생각한다면 이런 노력은 얼마든지    있다. 어떻게 친구를 사귀지? 직장에서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사람을 사귀는건 매번 어렵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일이 그렇듯 시도하는 사람에게만 성공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시도하고, 노력하고, 애써볼 . 좋은 사람을 곁에   있다면 그렇다. 나는 얼마든지 노력할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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