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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제이 Mar 23. 2019

100가지 꿈에 도전한
가슴 뛰는 청년의 이야기

에피소드 28. 진심을 다한 강연

< 진심을 다한 강연 >


17년 3월 17일은 내가 처음으로 강연을 했던 날이다. 이 강연을 위해 대본을 썼다가 지우길 수십 번이었다.


강연을 하는 사람이라면 말을 유창하게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있었나 보다.

사실 강연하기 전에 리허설을 봐주셨는데 피드백을 해주신 청춘 도다리 대표님께서

내가 준비한 어록들은 물론 좋은 내용이지만 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빼는 게 좋다고 하셨다. 그리곤 내가 겪었던 경험에 충실하면 진심이 나올 거라고 하셨다. 

평소에 어른들의 조언을 잘 듣는 나는 말씀해주신 대로 그 내용들을 뺐지만 사실 일부는 남겨놓았다. 너무 멋진 말이여어서 꼭 무대에서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대에 섰을 때 내가 멋져 보이려고 준비했던 어록들은  결국 하나도 말할 수 없었다.

사실 일부가 아니라 많이 남겨놓았는데 정말 단 하나의 어록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직접 부딪혀 얻은 경험이 아닌 타인의 경험을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결국 그 어록들은 내가 단순히 외웠던 것에 불과하며 이미 내 마음속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내가 강연을 시작함과 동시에 긴장했던 순간 외웠던 어록들은 모두 연기처럼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당황하지 않았던 건 내가 실수하거나 말을 더듬어도 웃으면서 응원해주실 분들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전부 내려놓고 있는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었던 것 같다.


그러자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가치관들이 입에서 줄줄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을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50km 사막 마라톤에 참가하여 마지막 5km를 남기고 쓰러졌던 이야기를 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했는데 그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눈물을 글썽이고 계셨다. 

그때는 내 착각이었는지 모르지만 강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단 한 분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것 같다. 다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보고 계시는데 굉장한 몰입도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강연을 마무리하고 앞에 계신 모든 분들이 기립 박수를 쳐주실 때 그 가슴 떨림이 내 눈앞에 아직도 생생하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과의 소통이었다. 나의 말을 멋지게 하거나 대단하다고 어깨에 힘을 주면 사람들도 다 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그래, 니 잘났다. 결국 지 자랑이네 그런다.  나 또한 강연을 하면서 크게 어필을 하고 싶었고 그래야 내가 성공할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도 어느새 나의 본질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을 통해 영감을 주고 싶은 것뿐이었는데 어느새 나를 드러내는 것에 집중했었고 내 이름을 내세우는 강연을 준비하려고 했던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많은 사람들은 내 이야기에 공감을 못했을 것이다. 그건 소통이 아닌 일방적으로 나 혼잣말이기 때문이다.

나는 청중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 위로받고 싶은 말에 집중을 했던 것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나는 더욱 명확한 동기부여가 생겼으며 내가 도전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말할 수 있었다.

그냥 진정성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너의 꿈을 응원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때 알았다. 내가 진심을 다하면 목소리에 감정이 실리고 그 사람들도 나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해주는구나.

결국 강연은 일방적으로 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공감을 했을 때 비로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었다.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강연은 매스컴에 나오는 대단한 사람이나 CEO 사람들만 강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크나큰 착각이었다.

나는 무대에 서는 사람과 청중이 함께 공감을 하는 그런 이야기, 누구나 겪었을 법한 공감된 스토리를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찾게 되었다. 

직장 상사한테 혼나는 이야기, 늦잠 자고, 맛있는 것 먹었던 이야기 등 소소하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이야기가 좋다. 결국 모든 삶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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