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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Valerie Mar 14. 2019

#3.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내 인생의 멘토

루브르에서 시작된 11년의 질긴 인연.

[이 글은 1,2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2019년

 

2008년 7월에 시작된 우리의 우연한 인연은

100여 통이 넘는 이메일이 오가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때마다 난 나탈리에게 달려갔다. 그러고 나면 복잡했던 내 머릿속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리정돈이 돼있었다.


우리의 소통 수단은 이메일이었지만, 매년 혹은 매달 연락을 주고받은 건 아니다.

이메일을 보내도 한참 뒤 (몇 주도 아닌 몇 달 뒤) 연락이 오기도 하고 1년 혹은 3년 만에 연락을 하기도 하고. 끊길 것 같으면서도 끊기지 않는 우리의 이상한? 관계는 지금도 -ing다.


좋은 조언들을 많이 듣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그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건 온전히 내 몫이었다.

현실의 벽은 높았고 넘어야 될 산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시간들이었다.


앞뒤 설명 없이 이야기하자면 동화 fairly tale 같이 들리겠지만,

Long story short,

2011년 난 뉴욕으로 갔다.

뉴욕대학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내게 용기를 팍팍 북돋아 주는 나탈리가 있었다.

내가 다시 힘을 내 도전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었다.


그녀 덕에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도시 뉴욕에서 찬란한 20대를 보낼 수 있었다.

내게 기회의 시간들이었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가끔 'What if?'란 상상들을 해본다.

11년 전 내가 귀찮다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면?

유럽여행을 혼자 떠날 용기가 없었다면?

현실에 안주해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을 했다면?

토익도 GRE 도 포기했다면?

뉴욕대에 떨어지고 간 시카고에 그냥 안주했다면?


시간을 돌려 내가 했던 모든 깨알 같은 선택들 중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비밀이었지만,

그 모든 선택의 순간,

난 혼자가 아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내 비밀,

지구 반대편에 나의 멘토가 있었다.

(나탈리의 존재는 부모님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남편에게도 얼마 전 이야기했을 정도로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오랜 비밀이었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말하면 연기처럼 사라질 것만 같았다고 해야 되나?)


우연이었지만 난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제 나도 30대 중반에 들어섰고,

20대와는 다른 색깔의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예전처럼 쪼르륵 나탈리에게 고민이 생길 때마다 달려가지는 않지만

굵직굵직한 인생의 선택들을 할 때는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내 hotmail계정에 들어가

어김없이 이메일을 보낸다.


나탈리와 10여 년간 주고받은 몇 개의 이멜을 공개한다.

지금 용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행여 도움이 되진 않을까란 마음에서 말이다.



포기하고 싶다는 내게 보낸 이메일

차선책으로 시카고 소재 대학원으로 결정했단 이야기를 듣고 보내온 이메일

학교생활에 힘들어하는 내게 준 조언들

흠.. 잊고 있었는데... 연애상담도 했었군. 미시간에 있는 첫사랑에게 연락을 해볼까 가 고민이었던 것 같다.ㅋㅋㅋ

마지막으로 나탈리와 주고받았던 이메일

[4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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